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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4번 타자 이대호, 그리고 한신 타이거즈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시즌도 시작됐다.
이대호는 지바 롯데와의 홈 3연전 내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30일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지바 롯데와의 홈경기에 4번-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다. 28일과 29일 경기에서 2안타 1타점씩을 기록하더니, 세번째 경기에선 첫 3안타 경기를 펼쳤다.
실제로 이대호는 주자가 나가있을 때마다 안타를 때렸다. 개막 3연전 중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게 총 여섯 번이었는데, 이 중 다섯 차례나 안타를 기록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29일 한 타석을 제외하고 6타수 5안타. 2타점을 기록한 것은 물론, 찬스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했다.
30일 경기에선 1회말 2사 1루서 첫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발 이시카와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날렸다. 다음 타자 하세가와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가 이어졌지만, 마쓰다의 삼진으로 득점까지 연결되진 않았다.
3회엔 1사 1,3루 타점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이시카와의 견제 실책으로 3루주자가 득점, 이대호는 이어진 1사 2루 상황에서 우전안타를 날려 1,3루 찬스를 이어갔다. 4번타자 이대호의 존재감이 상대 투수의 실책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하세가와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져 소프트뱅크가 2-0으로 앞서갔다.
6회엔 선두타자로 나서 투수 강습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이대호는 이후 3루까지 진루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우치카와의 솔로포로 3-2로 앞선 8회에는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소프트뱅크는 3대2로 승리하며 개막 3연전을 싹쓸이했다. 새로운 4번타자 이대호의 맹타와 함께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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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오승환도 첫 세이브를 올렸다. 요미우리와의 개막 3연전 중 세이브 상황은 단 한 차례 왔다. 29일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원정경기에 5-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데뷔전부터 세이브를 챙겼다. 하지만 일본 타자들의 집요한 승부에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선두타자 아베를 상대로 던진 초구 149㎞짜리 직구. 아베의 배트가 밀리며 3루수 플라이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다음 타자 로페스와는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안타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150㎞를 넘나드는 직구로 승부했는데, 로페스가 끈질기게 커트해냈다. 결국 142㎞짜리 슬라이더로 결정구를 바꿨다가 중전 안타를 맞았다.
두 타자 만에 첫 안타를 내줬다. 야노와의 승부에서도 8구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다. 볼카운트 2B2S에서 바깥쪽으로 빠지는 139㎞짜리 슬라이더에 야노의 방망이가 나왔고, 투수 앞 땅볼로 2사 2루가 됐다.
오승환은 마지막 타자에게도 고전했다. 하시모토를 상대로 초구에 높은 150㎞짜리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한 오승환은 2구째 바깥쪽 낮게 직구를 던져 파울을 유도했다. 투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으며 쉽게 끝날 것 같던 승부, 하지만 하시모토가 끈질기게 파울을 만들어냈다. 7구째 슬라이더가 옆으로 빠져 주자가 3루까지 갔고, 계속된 파울과 볼로 풀카운트가 됐다. 오승환은 15구째 직구로 하시모토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투구수는 무려 32개. 스트라이크가 26개로 큰 비율을 차지했지만, 일본 타자들의 집요한 파울 커트를 경험해야 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3㎞였다.
경기 후 오승환은 경직된 표정으로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지만 이내 "투구수가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다. (32구에) 깊은 뜻은 없다. 팀이 1승을 올린 게 중요하다. 이기는 것만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와다 유타카 감독은 '돌부처'의 첫 세이브에 "마지막 타자가 끈질겼는데 어려운 가운데서도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던졌다. 매우 훌륭하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던지는 모습은 매우 든든하다"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