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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아킬레스건, 올해 성적은 불펜이 좌우한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3-10 09:38 | 최종수정 2014-03-10 09:38



올해도 불펜이 문제다. NC가 첫 시범경기 2연전에서 불펜진의 난조로 2연패를 당했다.

지난해 NC는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신생팀 돌풍을 일으켰다. 외국인선수를 선발투수로 3명을 뽑았고, 토종 에이스 이재학까지 잠재력을 폭발시켜 강력한 선발진을 자랑했다. 하지만 불펜은 기대 이하였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 부족을 노출해 앞서고 있던 경기를 허무하게 내주는 일이 많았다. 베테랑 손민한이 가세해 어느 정도 안정이 됐지만, 경기 막판 마음을 졸이는 일이 다반사였다.

NC 김경문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이 약점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투수들은 물론, 기대에 못 미쳤던 중고참들까지 모두 가용자원으로 만들고자 했다. 여기에 박명환과 이혜천 등 또다른 올드보이들을 영입해 '제2의 손민한' 효과를 누리고자 했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시범일 뿐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해 고질이었던 불펜 불안은 개선되지 않았다. 선발이 호투하고 내려간 뒤, 불펜진이 역전을 허용하는 패턴이 계속 됐다.

8일 롯데전에선 선발 찰리가 4이닝을 소화하고, 임창민(1이닝) 이혜천(⅔이닝) 고창성(⅓이닝) 민성기(⅓이닝) 윤형배(⅔이닝) 원종현(2이닝)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중 임창민과 왼손 원포인트릴리프로 나온 민성기, 마지막에 2이닝을 책임진 원종현만이 무실점을 기록했다.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점수를 내줬다.

이혜천과 고창성의 실점은 뼈아팠다. 이혜천은 첫 두 타자를 깔끔하게 범타로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불안하던 제구도 잡힌 모습이었다. 하지만 손아섭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급격히 흔들렸다. 최준석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장성호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실점했다. 고창성은 이혜천에게 마운드를 넘겨 받아 삼진으로 추가실점을 막았지만, 다음 이닝에 두 타자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강판됐다. 어이없는 폭투도 나왔다.


스프링캠프 청백전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는 NC 이혜천. 사진제공=NC다이노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로 이적한 이혜천은 올시즌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팀의 부족한 왼손 불펜 사정을 감안하면, 이혜천이 승부처에서 왼손타자들을 만나 상대 흐름을 끊어놔야 한다. 고창성은 두산 시절 필승조로 뛰던 구위만 회복한다면 셋업맨이 가능하다. 하지만 둘 모두 영점이 잡히지 않는 모습이었다.

9일 경기에서도 선발 웨버가 4이닝을 책임진 뒤 불펜진이 이어받았다. 이성민부터 김진성까지 7명의 불펜진은 롯데 타선에 11안타를 맞고 12점을 내줬다. 지난해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로 기대를 모았던 이성민은 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고, 올시즌 불펜의 키플레이어로 꼽힌 최금강이 1이닝 2실점(1자책)했다. 손민한마저 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고, 마무리 후보인 이민호도 ⅔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마무리로 낙점된 김진성이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대로는 시즌 때 좋은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다. 선발이 아무리 잘 던져도 뒷문이 불안하면 승리는 멀고도 험하다.

김경문 감독은 "정식 경기면 투수들을 이런 식으로 쓰겠나. 그 고비를 못 넘기면 또 못 쓰게 된다"라고 했다. 그는 "팀마다 아킬레스건이 있다. 시범경기에서 우리 약점을 점검하면서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불펜이 강해야 강팀이다. 최근 들어 뒷문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불펜이 강한 팀은 많지 않다. 저마다 약점을 갖고 있다. 프로는 발전했는데 새로 입단하는 유망주들은 이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 입단 후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1군에 올라오곤 한다. 새로운 1군 투수들을 발굴하기 힘든 것이다.

김 감독 역시 "잡을 수 있는 경기는 확실하게 잡고 가야 강팀이다. 이기는 경기를 내주면 1패 이상의 데미지가 있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수비가 허술하지 않으니 더욱 불펜이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C가 고질병인 뒷문 불안을 해결할 수 있을까. 선발은 여전히 강하고, 타선도 지난해보다 한층 단단해졌다. 결국 창단 첫 4강의 열쇠는 불펜진에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NC 고창성.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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