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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손주인-이병규, 비밀 야간 특훈 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2-05 07:32


손주인  사진제공=LG트윈스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안되면 그만둬야 하나요."

LG의 내야와 외야를 책임질 두 동갑내기의 겨울이 뜨겁다. 그 주인공은 2루수 손주인과 좌익수 이병규(7번). 그들이 밤잠까지 줄여가며 타지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야구 10개 구단 선수들의 전지훈련지가 뜨겁다. 그들의 겨울이 후끈한 이유, 바로 경쟁 때문이다. 지난해 10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는데 성공한 LG는 다른 팀들에 비해 경쟁이 더욱 치열하면 치열했지 만만하지 않다.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이어지고 있는 1차 전지훈련. 각포지션 선수들이 코칭스태프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 중 유독 이를 악물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고 한다. 손주인과 이병규다. 두 사람은 83년생 동갑내기다. LG의 전지훈련장을 지키고 있는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제대로 의기투합을 했다. 야간훈련까지 마치면 밤 9시다. 선수들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휴식을 취하러 가는데 반해 두 사람은 9시가 넘어서도 따로 스윙훈련을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단순한 보여주기 식이 아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같이 야간 엑스트라 훈련을 소화한다. 손주인의 경우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그러다가 탈 난다. 제발 그만하라"라고 말려도 소용이 없다고 한다. 이병규의 경우에는 스스로 "이렇게 열심히 훈련을 해보는 것은 내 평생 처음이다. 이렇게 훈련을 했는데도 성적이 나지 않는다면 야구를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물론, 진짜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만큼 필사의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병규(7번)  사진제공=LG트윈스
두 사람이 이렇게 열정을 불태우는 이유가 있다.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손주인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이적한 후 곧바로 LG의 주전 2루 자리를 꿰차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삼성에서 10년의 백업 인생을 겪은 후 찾아온 행운이었다. 정신력이 나약한 선수라면 이 행복에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손주인은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한순간이라도 방심했다가는 어렵게 차지한 자리를 놓칠 수 있음을 잊지 않고 있다. L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군 입대 전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박경수가 돌아왔고 박용근, 백창수 등 수준급 내야 요원들이 가세하며 손주인을 위협하고 있다.

이병규 역시 마찬가지. 좌익수와 1루수 자리를 오가던 이병규에게 이제 사실상 1루수로 나설 기회가 없어졌다. 외국인 타자 제도가 도입되며 1루를 커버할 요원들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고스란히 좌익수 자리를 지켜야 한다. 이병규(9번) 박용택 정의윤 등이 좌익수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문선재도 외야 전향을 시도하고 있고 신인 배병옥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칫했다가는 지난 시즌보다 출전 경기수가 훨씬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두 사람은 올해 한국나이로 32세다.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등 베테랑들은 스스로 훈련시간을 조절하며 컨디션 조절을 한다. 20대 후배들은 코칭스태프의 지시 위주로 훈련을 소화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제 누구에게 의지한다거나, 아니면 편하게 안주할 위치가 아니다. 중고참이 된 자신들이 몸소 성실한 훈련태도를 보여야 팀 훈련 분위기가 더욱 다잡힐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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