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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띠스타 NC 이재학, "2014년 꿈은 국가대표!"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1-02 10:37



"아직 못 달아본 태극마크, 꼭 달고 싶죠."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다. 박력 있고 생동감 넘치는 말, 게다가 올해는 60년에 한 번 온다는 '청마(靑馬)'의 해다. 말 중에서도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푸른색의 말이다.

프로야구에도 말띠 스타들이 많다. 이중에서 기대를 모을 만한 이는 누구일까. 1순위는 역시 지난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NC 이재학(24)일 것이다. 프로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에이스'로 가능성을 보였다.

1990년생인 이재학은 프로 데뷔 4년차였던 지난해 신인왕을 수상했다. 평생 단 한 번밖에 차지할 수 없는 기회, 이재학은 신생팀의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서면서 그 기회를 잡았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던 이재학은 "목표했던 걸 전부 달성한 한 해였다. 뿌듯하고, 보람 있는 1년이었다"며 웃었다.

지난해 이재학의 3대 목표는 10승, 평균자책점 3점대, 신인왕이었다. 10승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한 뒤, 신인왕까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특히 평균자책점은 팀 동료 찰리(2.48)에 이어 전체 2위였다. 목표를 초과달성한 셈이다.

1군에서 첫 시즌을 치른 팀에게 각종 '1호' 기록을 선사한 것도 이재학이었다. NC의 창단 첫 승, 창단 첫 완투, 창단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재학은 "뜻 깊은 기록들을 갖게 돼 정말 행복한 한 해였다"고 했다. 5000만원이던 그의 연봉은 150% 인상돼 1억2500만원이 됐다. 데뷔 첫 억대연봉이다.

2014년 목표는 무엇일까. 이재학의 올해 가장 큰 꿈은 '국가대표'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국가대표에는 단 한 차례도 차출된 적이 없다. 오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다는 게 목표다.


4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3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신인선수, 각 부문별 시상식'이 열렸다. MVP를 수상한 넥센 박병호와 신인상을 수상한 NC 이재학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1.4
시즌 목표도 좀더 업그레이드된다. 승수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 대신 16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평균자책점 2점대 후반이 목표란다. 올시즌 156이닝으로 투구이닝 15위에 올랐지만, 좀더 이닝이터로서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승리에 집착하면 안 된다는 교훈도 얻었다.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0승 문턱에서 두 번 좌절했을 때가 그랬다.

이재학은 9승을 기록중이던 9월 19일 롯데전과 25일 넥센전에서 7이닝 1실점, 7이닝 무실점했는데 승리를 얻지 못했다. 결국 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1일 넥센전에서 10승째를 따냈다. 오히려 이날은 선제 투런홈런을 맞았는데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제 선발투수에게 승리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라 믿게 됐다. 욕심부리기 보다는 자신의 공을 던지는데 집중하는 게 우선이었다. 이재학은 "좀더 길게 던지면 승리는 따라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닝과 평균자책점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제 풀타임 선발 2년차 시즌이다. 모두들 '2년차 징크스'를 얘기한다. 하지만 이재학은 "2년차 징크스는 나한테 맞는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재작년에 2군 풀타임을 뛰고, 지난해가 풀타임 2년차였다"며 "징크스는 생각을 할수록 그렇게 된다고 본다. 2년차 징크스는 주변에서 만드는 얘기"라고 말했다.

징크스는 사람이 만든다. 의식하면 할 수록 더욱 심화된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조금 못하다 보면 주변에서 징크스란 말을 하게 되고, 본인 역시 이를 의식하게 된다. 지난해 '난 풀타임 2년차가 아닌 3년차'라며 2년 연속 MVP를 차지한 넥센 박병호처럼 징크스를 의식조차 하지 않겠단 생각이었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어떨까. 비시즌이지만 매일 아침 야구장으로 출근해 하루 종일 운동을 하는 그다. 이재학은 "작년에도 2군에서 잘 던진 뒤 3년만에 온 1군이라 부담이 컸다. 하지만 이번엔 또 2014년이 더 중요해지더라. 개인훈련할 때 운동강도는 비슷한데, 보다 집중하게 됐다. 힘들어도 목표한 걸 생각하며 좀더 참고 이겨내게 된다"고 밝혔다.

힘들어도 이를 악물게 하는 건 역시 '국가대표'의 꿈이었다. 이재학은 "말의 해인만큼, 잊지 못할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내용이 좋아야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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