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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현 지명, LG ‘사이드암 왕국’ 구축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11-28 13:07


사진 : 보상 선수 지명을 통해 LG 유니폼을 입게 된 신승현

LG의 선택은 신승현이었습니다. FA 이대형의 이적으로 인한 KIA로부터의 보상 선수로 사이드암 신승현을 지명한 것입니다.

신승현을 LG가 선택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LG가 이대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즉시전력감 외야수를 지명하거나 2년 전 보상 선수로 윤지웅과 임정우를 선택했듯이 유망주 투수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LG가 즉시전력감 외야수나 투수 유망주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로는 우선 2차 드래프트와 연관지을 수 있습니다. LG는 22일 2차 드래프트에서 즉시전력감 외야수 임재철과 유망주 투수 이창호, 정혁진을 지명했습니다. 따라서 KIA로부터의 보상 선수로 즉시전력감 외야수나 유망주 투수를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KIA의 허를 찌르기 위함으로 볼 수 있습니다. KIA가 신승현을 20인 보호 선수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지난 5월 2:2 트레이드를 통해 SK로부터 영입한 이후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LG가 사이드암 투수를 상당수 보유한 것과도 연관지을 수 있습니다. 즉 신승현을 2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해도 사이드암 투수가 많은 LG가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KIA가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년 시즌에는 9개 구단이 모두 외국인 타자를 한 명 이상 보유하도록 규정이 손질되었습니다. 외국인 타자로서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사이드암 투수는 필승계투조의 필수 요원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신승현의 LG 이적으로 KIA는 유동훈 외에는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를 선뜻 꼽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반면 LG는 질과 양 모든 면에서 사이드암 투수만큼은 9개 구단 최강의 진용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각각 10승과 9승을 거두며 프로 데뷔 이후 개인 최다승을 기록한 우규민과 신정락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김선규는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김기표와 최동환도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사이드암 투수들입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규민과 신정락, 사이드암 투수를 2명이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따라서 신승현 영입 또한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신승현을 사이드암 투수 경쟁 구도에 포함시켜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1년 동안 2번이나 유니폼을 바꿔 입은 신승현이 만일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당장 제 컨디션을 되찾지는 못한다 해도 LG는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합니다. 보상 선수 지명을 통해 '사이드암 왕국'을 구축한 LG가 내년 시즌 신승현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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