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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IA,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얻은 소득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11-24 17:43


23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2사 2,3루서 삼성 정형식을 중견수 플라이 처리 한 두산 선발투수 김상현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8.23.

2차 드래프트의 결과는 과연 침체되어가는 KIA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까.

KIA는 올해 후반기들어 깊은 부진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선수들이 다쳤고, 팀내 소통이 원활치 못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신생팀 NC에마저 순위가 밀리면서 시즌을 8위로 마무리했다. 당초 '우승후보'로 불렸던 명성과는 동떨어진 결과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딱히 개선될 실마리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개선은 고사하고 내년 시즌 더 안좋은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지도 모르는 악재가 겹쳤다.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윤석민은 미국 진출을 일찌감치 선언했고, 붙박이 리드오프 이용규는 FA를 선언하고 팀을 떠났다. 전력 보강을 위해 LG에서 FA로 풀린 이대형을 영입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에 새 둥지를 틀게 된 내야수 김민우. 스포츠조선 DB
이렇듯 어려운 일만 겹치던 KIA에 그나마 호재가 생겼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투수 김상현과 내야수 김민우를 보강했기 때문이다. 새로 들어온 선수가 당장에 팀의 '구세주'로 활약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사실 무리다. 특A급 FA라도 새 팀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야구는 한 두 명의 선수로 인해 전력이 급상승하는 종목도 아니다. 따라서 김상현이나 김민우가 실제로 내년에 어떤 활약을 하는 지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상현과 김민우의 영입은 KIA에 가장 시급한 문제점들을 해결해 주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김민우가 해줘야 할 일이 많다.

김민우는 올 시즌 초반 음주운전 사고로 불명예스럽게 잔여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사고가 있기 전까지는 33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48타수 14안타)를 기록하며 백업 내야수로 꽤 쏠쏠한 활약을 했던 인물이다. 1m84에 84㎏의 뛰어난 신체조건도 갖추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기량이 만개하던 시기였다.

비록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넥센과의 인연은 끊겼지만, KIA에서는 좀 더 많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KIA는 절대적으로 내야자원이 부족한 팀이기 때문이다. 홍재호의 군입대로 사실상 박기남 외에는 백업을 해줄 선수가 없다. 주전 키스톤 콤비인 안치홍-김선빈은 나이가 젊고, 기량이 최고조로 올라온 상태다. 그러나 만약의 경우 부상이 생겼을 때 이를 대체할 인물이 반드시 필요했다. 김민우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내년에 만 35세가 된다는 점이 다소 우려되지만 새 팀에서 심기일전의 자세로 몸을 만든다면 훨씬 더 많은 출전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선동열 감독이 선호하는 빠른 발을 가졌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김민우는 2010~2011시즌 2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했다. 이때의 기량만 회복한다면 KIA로서는 한층 더 힘있는 내야진을 구성할 수 있다.


두산에서 건너온 김상현 역시 KIA에 꼭 필요한 선수다. 두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했던 김상현은 KIA의 허약해진 불펜을 단단하게 해 줄 베테랑 투수라고 할 수 있다. KIA에서도 때에 따라 선발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지난 10월 7일에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는 점이 다소 우려스럽지만, 내년 시즌까지 회복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김민우와 김상현은 부천고 야구부 1년 선후배 사이다. 고교시절 한솥밥을 나눠 먹으며 프로선수의 꿈을 키웠던 두 선수가 과연 침체된 호랑이군단의 새 활력소가 될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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