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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4차전 명암 가른 배영수 몸쪽승부와 최준석 게스히팅

기사입력 2013-10-28 21:17 | 최종수정 2013-10-29 06:59

[포토] 적시타 최준석,
두산과 삼성의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이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1사 1,2루 두산 최준석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0.28/
[포토] 두산 최준석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무사 1루서 두산 최준석이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28.



칠 수 없는 공은 없다. 칠 수 없는 코스도 없다. 제 아무리 완벽한 공이라도 똑같은 구종을 똑같은 코스에 계속 반복한다면? 타자는 당연히 게스 히팅을 한다. 배터리로선 위험한 도박이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선발 배영수는 혼란스러웠다. 문승훈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은 타이트했다. 통상 심판들은 중요한 경기일수록 존을 좁히는 경향이 있다. 시리즈 분수령이 될 4차전. 심판도 선수만큼 부담스럽다.

몸쪽과 바깥쪽의 코너 워크과 강약 조절로 승부하는 배영수. 코너에 걸쳤다고 판단한 공이 잇달아 볼 판정을 받자 난감해졌다. 1회 1사 후 정수빈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맞은 뒤 '천적' 김현수(11타수7안타 3홈런 9타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1사 1,2루. 4번 최준석과의 승부를 피해갈 수 없었다. 발이 많이 느린 최준석. 장타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야땅볼만 유도하면 병살이 되는 이중적 상황. 배영수 입장에서는 모 아니면 도의 벼랑 끝 승부. 배영수의 선택은 몸쪽 빠른 공이었다. 배트 중심을 피해 손잡이 쪽을 공략해 내야에 느린 땅볼 타구만 유도해도 성공이었다. 제구에는 자신이 있는 배영수가 초구부터 142㎞짜리 몸쪽 공을 찔러넣었다. 경계선상의 애매함.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언짢은 표정이 스쳐갔다. 잇달아 몸쪽 빠른공 2개를 더 던졌으나 볼 판정. 3B로 몰렸다. 4구째는 143㎞ 몸쪽 스트라이크. 3B1S의 히팅 찬스. 최준석이나 배영수나 딱 하나의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배영수의 선택은 끝까지 몸쪽 빠른 공이었다. 하지만 최준석은 5구째 반복된 몸쪽 빠른 공에 익숙해져 있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아예 몸쪽 빠른 공을 예상하고 대비했다. 왼 다리를 3루쪽으로 오픈 시켜 몸쪽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146㎞짜리 몸쪽 빠른 공을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혔다. 좌익수 키를 넘어 좌측 펜스 하단을 직접 때리는 선제 적시 2루타. 두산은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양의지의 희생플라이로 추가득점을 올렸다. 집요하게 몸쪽 공을 고집한 삼성 배터리와 바깥쪽을 버리고 몸을 열어 몸쪽공을 공략한 최준석의 선택이 희비를 가르는 순간.

3회 최준석 타석 때는 정반대 장면이 있었다. 2-0으로 앞선 두산. 선두 김현수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타석에 최준석. 벤치 작전은 강공이었다. 삼성의 두번째 투수 차우찬 역시 몸쪽 승부로 병살타를 노렸다. 하지만 빠른 몸쪽 공 일변도의 첫 타석과는 패턴이 180도 달라졌다. 초구 몸쪽 134㎞짜리 슬라이더 스트라이크. 2구째는 146㎞짜리 몸쪽 패스트볼 볼이었다. 인코스 볼 2개를 보여준 차우찬 이지영 배터리는 3구째에 허를 찔렀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135㎞짜리 슬라이더. 몸쪽 공을 예상한 최준석은 이번에도 왼 다리를 열어 몸쪽에 공간을 만들었다. 1회 첫 타석과 같은 승부수.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바깥쪽 오프 스피드 볼에 타이밍이 엇갈리면서 유격수 앞 병살타가 됐다. 추가 득점 찬스는 무산됐다. 첫 타석을 교훈 삼아 지그재그 피칭을 펼친 삼성 배터리의 승리. 승부의 분수령에 맞닥뜨린 최준석과 삼성 배터리의 두차례 승부. 정반대의 결과 차이. 무모했던 최준석과의 몸쪽 일변도의 승부가 삼성 입장에서는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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