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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에선 한 경기가 곧 결승전이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철저히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두산 편에서> - 집단 멘붕 삼성 타선, KS 2연패 경험 어디갔나?
문승훈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은 다른 심판들과 달랐다. 성냥갑을 세워놓은 모양이었다. 높은 공에는 후하고, 좌우 코너를 찌르는 공에는 인색했다.
스트라이크존은 심판의 고유권한이다. 때문에 설정을 어떻게 변화시키든 문제될 게 없었다. 일관된 존만 적용하면 됐다. 문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은 엄격하면서도 정확했다. 삼성 투수, 두산 투수들에게 일관되게 좌우 스트라이크 적용은 인색했다. 마땅히 프로라면 주심의 설정한 존에 대해 재빨리 적응하는 게 필요하다. 두산 이재우는 곧바로 수정했지만, 배영수는 그러지 못했다. 1회 2실점한 주된 이유다.
본격적으로 얘기할 부분은 삼성 타선이다. 4차전에서는 최악이었다. '무기력' 그 자체였다. 3회 두산 선발 이재우는 갑자기 흔들렸다. 2사 만루 상황에서 박석민에게 연거푸 볼 2개. 그리고 나머지 두 개의 공도 볼이었다. 그런데 박석민은 모두 건드려 파울. 그리고 막상 스트라이크가 들어오자 그대로 서서 삼진을 당했다. 투수를 완벽히 도와줬다.
5회부터 5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6회 상황은 참담했다. 중심타자 채태인은 풀카운트에서 한복판 직구에 스탠딩 삼진. 최형우는 밖으로 휘는 볼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삼성이란 이름만 제거하고 보면 한국시리즈 '생초보'같은 모습. 7회 답답한 삼성은 우동균과 진갑용을 대타로 기용했다. 결과는 연속 삼진. 한마디로 아무런 대책도, 대안도 없는 블랙홀같은 타선이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안쓰러움은 더해갔다. 8회 김태완이 기습번트를 했지만, 그대로 아웃되는 장면. 마치 압박받는 삼성 타선의 절정을 보는 듯 했다.
때문에 차우찬의 역투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삼성은 100개를 던진 가장 확실한 좌완 차우찬을 5, 6차전에 쓸 수 없는 상처만 입었다.
두산 홍성흔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때 두산팬이 스트레스 때문에 암보험에 가입하셨다는 농담을 하더라"고 했다. 이제 삼성팬이 그런 농담을 하게 생겼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