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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삼성-두산 시나리오대로 되지 않는 KS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10-26 11:46


경기전 감독이 구상하는 승리의 시나리오가 있다. 그대로만 간다면 승리의 기쁨이 오지만 그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골치가 아파진다. 1차전은 두산의 김진욱 감독이 그렸던 시나리오보다 더 좋은 7대2의 완승이 이뤄졌다. 2차전은 중반까지는 삼성과 두산의 시나리오대로 게임이 흘러갔지만 믿었던 카드에서 틀어졌다.

삼성은 밴덴헐크를 선발로 냈다. 1+1 전략에 따라 왼손 차우찬이 준비하고 있고, 안지만-오승환의 특급 마무리 듀오가 있어 밴덴헐크는 5이닝 정도만 잘 막아주면 성공이었다. 밴덴헐크는 최고 154㎞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를 앞세워 두산 타자들과 좋은 승부를 했다. 4안타와 4개의 4사구를 내주며 5회를 제외하고 매회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지만 실점하지 않는 집중력을 보였다. 밴덴헐크의 들쭉날쭉한 삼성 벤치는 차우찬 투입시기를 잡는데 애를 먹었다. 3회초 무사 1,2루서 3번 김현수 타석 때 차우찬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최준석의 빨랫줄같은 타구가 밴덴헐크의 글러브속에 들어가며 실점 위기를 넘기자 차우찬은 다시 벤치로 들어갔다. 4회초 1사 1루서 7번 오재원 타석 때 볼 2개가 연속 들어오자 다시 차우찬이 몸을 풀었다. 하지만 오재원과 최재훈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 차우찬 투입은 없었다. 두차례나 나온 차우찬은 사실상 몸이 풀렸다. 5회초엔 심창민이 몸을 풀었다. 위기가 오고 상대 오른손 타자를 심창민으로 막겠다는 심산. 그런데 밴덴헐크가 처음으로 삼자범퇴로 깨끗하게 이닝을 끝냈다. 6회에 본격적으로 불펜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6회 시작과 함께 심창민과 차우찬이 동시에 몸을 풀며 등판 준비를 마쳤다. 2사 1루서 김재호가 안타를 쳐 1,2루에 오재원 타석이 되자 김태한 코치가 나왔고 차우찬이 마운드에 섰다. 차우찬이 오재원을 쉽게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고, 7회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8회초가 되자 안지만이 몸을 풀었다. 1사후 김현수가 2루수쪽 내야안타를 치자 안지만이 투입됐다. 상대의 힘있는 타자를 강속구로 틀어막겠다는 전략.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홍성흔을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시켜 2사 1,3루. 뜻밖의 김재호에게 안타를 맞으며 두산에게 1점이 생겼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는 두산의 불펜에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카드는 홍상삼이다. 니퍼트가 오래 던지고 홍상삼이 마무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 니퍼트는 1회와 5회 위기를 넘기며 6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0-0인 상황에서 홍상삼을 일찍 올리긴 힘들었고 최근 좋은 구위를 보인 오현택을 준비시켰다. 7회말을 잘 막았고, 8회초 김재호의 적시타로 1점 앞서자 김진욱 감독은 8회말 곧바로 홍상삼을 투입했다. 하지만 홍상삼은 감독의 바람과는 다르게 제구가 좋지 않았다. 선두 2번 정형식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3번 박석민에겐 내야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4번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아 한숨 돌리고 채태인을 상대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병살타였지만 채태인에게 1타점 우전안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하고 핸킨스로 바뀌었다. 니퍼트-오현택까지 잘 연결됐고, 점수까지 나면서 두산의 승리방정식이 완성되는 듯했지만 홍상삼의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연장으로 간 경기는 분명 양팀 감독의 시나리오엔 없었던 상황. 두산은 핸킨스와 윤명준 정재훈 김선우가 끝내기 위기를 막아내면서 삼성의 타선을 무실점으로 끝낸 반면 삼성은 오승환을 13회초까지 올리는 초강수를 뒀지만 오재일의 홈런 한방으로 슬픈 새드 무비가 됐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5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두산 홍상삼이 삼성 정형식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구=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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