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독들에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투수교체 타이밍이라고 한다. 경기를 이기고 있을 땐 그 상황에 맞게 승리조 투수들을 내면 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접전으로 벌어질 경우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다. 특히 선발 투수를 바꾸는 시점이 어렵다.
4회까지 투구수가 64개에 불과해 6회까지는 잘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였고, 그래서인지 삼성의 불펜은 아무도 몸을 풀지 않았다.
5회초 선두 정수빈을 3구만에 2루수앞 땅볼로 아웃시킬 때만해도 여유로워 보였지만, 3번 김현수에게 우월 솔로포를 내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어 최준석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윤성환의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고, 삼성 벤치는 신용운에게 몸을 풀게 했다. 신용운이 준비될 때까지는 윤성환이 막을 수밖에 없는 상황. 곧이어 왼손 조현근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몸을 푸는 시간을 보면 왼손타자인 오재원 때 조현근을 내고 이어 최재훈 때 신용운을 투입시키는 투수 운용으로 보였다. 5번 홍성흔과 6번 이원석까지는 윤성환이 막아야 하는 것. 결국 윤성환은 홍성흔에게도 안타를 맞고 이원석에게 2타점 3루타를 맞아 2점을 내준 뒤 오재원 타석 때 조현근으로 교체됐다.
선발 투수 다음에 차우찬을 붙이는 1+1 전략을 준비한 삼성으로선 윤성환을 교체하는 것을 전혀 준비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윤성환을 너무 믿었던 것일까. 정규시즌이 아닌 한국시리즈 1차전으로 보기엔 조금은 느슨한 준비였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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