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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삼성의 '플랜B' 키스톤, 두산 거미줄 수비 이겨낼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10-21 10:06 | 최종수정 2013-10-21 10:06



삼성은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여유롭게 상대를 기다렸다. 이제 그 상대가 두산으로 결정됐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원년 포함 네 번째 만남이다. 원년인 1982년과 2001년엔 두산이 웃었고, 가장 최근인 2005년엔 삼성이 미소지었다.

사실 삼성으로선 예측하지 못했던 상대다. 두산은 4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러 두 단계를 넘어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2011년 SK를 상대했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당시 SK 역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쳤다. 경기수 역시 똑같다. SK는 준플레이오프서 KIA를 3승1패로 꺾은 뒤, 플레이오프에서 3승2패로 롯데를 제압했다.

이번 두산 역시 준플레이오프서 넥센과 세 차례의 연장, 네 차례의 1점차 승부를 펼치며 5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3승2패로 승리했고, 플레이오프에선 3승1패로 LG를 꺾었다.

9경기나 치른 상대, 분명 오랜 시간 휴식을 취한 삼성이 유리하다. 경기감각에 있어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LG와는 또 다르다. 휴식기가 좀더 길어 꾸준히 훈련을 소화할 수 있었다. 상대 역시 좀더 지쳤다. 한국시리즈 직행의 이점이 더욱 큰 상황이다.

그런데 삼성엔 아킬레스건이 있다. 바로 주전 키스톤콤비의 부재다. 유격수 김상수는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타격 도중 왼손 유구골이 골절돼 수술을 받았다. 당연히 포스트시즌 출전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8월 13일 대구 LG전에서 LG 문선재와 충돌해 왼 무릎 골절 및 인대 손상으로 이탈했던 조동찬의 복귀마저 무산됐다. 회복상태가 빨라 자체 청백전에 나서는 등 한국시리즈 출전 가능성을 보였지만, 수비 훈련에서 통증이 남아있어 결국 재활에 전념하도록 한 상태다.


1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넥센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김태완이 4회 넥센 오재영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김태완.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9.11
삼성은 한국시리즈 때 유격수 정병곤-2루수 김태완으로 키스톤콤비를 구성할 예정이다. 백업요원은 강명구 정도가 있다. 어쩔 수 없는 '플랜B' 가동이다. 두 명 모두 지난해 말 LG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내야수들. 3년차 정병곤은 아마추어 때부터 인정받은 수비력이 있지만, 방망이가 다소 아쉽다. 10년차 김태완은 한 방을 때려낼 능력이 있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둘 모두 포스트시즌 경험은 전무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지만,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선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유격수 김재호와 2루수 오재원은 폭넓은 수비력을 자랑했다. 특히 '유익수', '2익수'라 부를 만큼, 상대 타자의 데이터에 맞춘 과감한 수비시프트를 선보였다. 벤치의 지시 뿐만 아니라, 각자의 순간적인 판단에서 나오는 것이다. 성공확률도 높았다. 안타성 타구를 수차례 막아냈다.


끊임없는 훈련과 선수간 소통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 덕분에 야수들 모두 과감한 수비가 가능하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때 9회 동점을 막은 두 차례의 보살은 2루수와 유격수 모두 중견수 쪽으로 이동했음에도 나왔다. 좌익수 임재철과 우익수 민병헌의 어깨를 믿기에 확률을 높이기 위해 내야수는 중전안타성 타구를 막는 데 치중하고, 코너 외야수들에게 전진수비를 지시해 홈에서 승부를 보게 했다.

두산은 수비에 있어 가능한 최고의 전력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은 유기적인 호흡을 맞춘 주전들이 없다. 한국시리즈에서 이러한 삼성의 약점, 두산의 강점이 어떻게 작용할까. 양팀의 수비력을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LG와 두산이 16일 잠실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를 펼쳤다. 두산이 4-2로 승리를 거둔 가운데 두산 내야수 이원석, 오재원, 김재호가 점프해 몸을 부딪히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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