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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두산 백업포수 최재훈, '미친 활약'으로 팀을 구했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10-12 16:44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1루 두산 최재훈이 넥센 벤헤켄의 투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2점홈런을 날렸다. 홈인하며 환호하는 최재훈.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0.12/

단기전에서 승부, '반전의 주역'은 역시 전혀 기대치 않았던 의외의 인물이다. 흔히 '미친 선수'라고 부른다. 준플레이오프 내내 끌려다녔던 두산에 새로운 희망의 증거, '미친 선수'가 드디어 나왔다. 시즌 중 주전 포수 양의지의 백업 역할을 했던 포수 최재훈(25)이 준플레이오프 4차전의 '미친 선수'로 떠올랐다.

최재훈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 이미 전날 열린 3차전에서 무려 3개의 도루 저지(5회 김민성, 연장 10회 유재신, 연장 14회 이택근)를 기록하며 팀의 극적인 연장 14회말 끝내기 승리의 초석을 닦았던 최재훈이다.

컨디션이 바닥으로 떨어진 양의지를 대신해 2차전부터 계속 선발 포수 자리를 맡은 최재훈은 일단 수비에서 탄탄한 안정감을 보이며 팀 동료들을 안심케하더니 급기야 공격에서도 화끈한 한 방으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두산이 0-1로 뒤지던 4차전 6회말 1사 1루 상황. 이날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최재훈은 넥센 염경엽 감독이 회심의 필승카드로 투입한 외국인 좌완 선발 밴헤켄을 상대로 호쾌한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볼카운트 1S에서 밴헤켄이 2구째로 던진 직구(시속 142㎞)가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으로 높게 들어왔다. 명백한 실투. 최재훈이 올해 정규시즌 홈런이 단 2개 뿐인데다, 앞선 2차례 타석에서도 희생번트(2회)와 중견수 뜬공(4회)으로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탓에 밴헤켄이 다소 방심한 듯 했다.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1루 두산 최재훈이 넥센 벤헤켄의 투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2점홈런을 날렸다. 홈인하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최재훈.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0.12/
그러나 '미친 선수'는 이렇듯 누구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툭 튀어나오는 법이다. 최재훈은 이 공을 풀스윙으로 잡아당겼다. 힘이 실린 타구는 잠실구장 우중간 외야로 계속 뻗었다. 넥센 중견수 이택근이 끝까지 쫓아갔지만,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가볍게 훌쩍 넘어가버렸다. 역전 투런 홈런. 최재훈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두산은 경기 후반 2-1로 역전하며 승리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잠잠했던 두산 벤치와 1루측 두산 응원석도 이 홈런 한방으로 인해 용광로처럼 들끓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미친 선수'가 끼친 영향력은 실로 지대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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