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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에서 승부, '반전의 주역'은 역시 전혀 기대치 않았던 의외의 인물이다. 흔히 '미친 선수'라고 부른다. 준플레이오프 내내 끌려다녔던 두산에 새로운 희망의 증거, '미친 선수'가 드디어 나왔다. 시즌 중 주전 포수 양의지의 백업 역할을 했던 포수 최재훈(25)이 준플레이오프 4차전의 '미친 선수'로 떠올랐다.
두산이 0-1로 뒤지던 4차전 6회말 1사 1루 상황. 이날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최재훈은 넥센 염경엽 감독이 회심의 필승카드로 투입한 외국인 좌완 선발 밴헤켄을 상대로 호쾌한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볼카운트 1S에서 밴헤켄이 2구째로 던진 직구(시속 142㎞)가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으로 높게 들어왔다. 명백한 실투. 최재훈이 올해 정규시즌 홈런이 단 2개 뿐인데다, 앞선 2차례 타석에서도 희생번트(2회)와 중견수 뜬공(4회)으로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탓에 밴헤켄이 다소 방심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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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홈런으로 두산은 경기 후반 2-1로 역전하며 승리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잠잠했던 두산 벤치와 1루측 두산 응원석도 이 홈런 한방으로 인해 용광로처럼 들끓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미친 선수'가 끼친 영향력은 실로 지대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