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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만은 빼고 싶다.
공교롭게도 둘은 염 감독이 지향하는 '뛰는 야구'에 적합한 선수들이다. 그가 주루코치를 맡던 지난해 팀 도루 1위(179개)였던 넥센은 올시즌 팀 도루 7위(131개)에 그쳤다. 테이블세터는 물론, 3번타자 역할까지 해낼 수 있는 이들은 빼고 싶은 동시에 갖고 싶은 부분이었다.
선발투수 노경은 역시 마찬가지다. 넥센은 나이트와 밴헤켄으로 원투펀치를 구성했지만, 그 뒤를 받치는 토종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미미했다. 김병현 강윤구 김영민 등은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고, 후반기엔 문성현과 오재영으로 선발진을 개편하기에 이르렀다. 확실한 토종선발 노경은이 부러운 염 감독이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어땠을까. 그는 "나이트와 밴헤켄을 빼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염 감독은 "1,2선발을 빼면 시합이 안된다"며 웃었다.
사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선발투수 때문에 고전했다. 확실한 선발로테이션을 꾸리지 못한 것이다. 좌완 유희관을 새로 발굴했지만, 기존에 있던 투수 중에서 김선우가 이탈했다. 5선발 자리는 시즌 끝날 때까지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특히 니퍼트 외에 다른 외국인선수 한 자리도 신통치 않았다.
당장 이번 포스트시즌도 4선발이 걱정이었다. 김 감독은 고심 끝에 이재우를 4선발로 낙점하고, 대체 외국인선수 핸킨스는 불펜에서 쓰기로 했다. 외국인선수가 원투펀치를 하고 있는 넥센의 상황이 부러울 법도 했다. 구위가 떨어지는 핸킨스 활용법을 끝까지 고심하다 롱릴리프로 보직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