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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NC한테도 잡혔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9-24 22:13


KIA와 롯데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4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렸다. 롯데에 8대2로 패하며 6연패에 빠진 KIA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9.24/

결국 우려하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말았다. '이빨 빠진 호랑이' KIA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신생팀 NC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제 NC에 마저 순위에서 밀리게 되는 일도 시간 문제다. 올해 KIA 몰락의 정점이다.

KIA는 2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1회 먼저 선취점을 뽑았지만, 중반 이후 추가득점에 실패하는 바람에 결국 2대8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KIA는 최근 6연패의 심각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연패는 언제나 생길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연패의 후폭풍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시즌 막판 KIA가 겪고 있는 연패는 매머드급 태풍처럼 팀을 산산히 조각내고 있는 듯 하다. 무엇보다 이날 패배로 KIA는 시즌 48승69패2무를 기록하면서 이날 경기가 없던 신생팀 NC(48승69패2무)와 동률 7위가 되는 수모를 당했다.

이 경기 전까지 0.5경기차로 아슬아슬하게 앞섰던 KIA는 홈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전에서 연패 탈출의 각오를 불태웠었다. KIA 선동열 감독 역시 "연패를 꼭 끊어야 한다"며 심기일전한 모습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선수단의 투지와 사분오열된 조직력으로는 롯데의 벽을 넘어서기 어려웠다. 이날 KIA가 선발로 내세운 좌완 박경태는 4회까지는 꽤 좋은 구위를 보였다. 롯데 타선을 4회까지 단 2개의 안타로 막아내며 1-0의 리드를 지켰다. 타선 역시 1회말 옥스프링을 상대로 선두타자 신종길의 좌중간 2루타와 안치홍의 내야 땅볼, 그리고 이범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먼저 뽑아줬다.

그러나 박경태는 투구수가 40개를 넘긴 시점에서 급격히 무너졌다. 5회가 되자 선두타자 황재균부터 무려 6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한꺼번에 6점을 내줬다. 만약 KIA가 뛰어난 불펜을 갖고 있었더라면 박경태가 6점이나 내주기 전에 교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KIA 불펜에는 이 위기를 넘길 재목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KIA 벤치의 움직임도 아쉬움을 남겼다. 박경태가 급격히 흔들리는 상황이라면 벤치가 보다 기민하게 움직이며 위기 탈출을 이끌었어야 했는데, 그런 면이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날 패배가 최근 나타나고 있는 KIA의 무기력한 경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KIA는 시즌 개막전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실제로 5월 중순까지는 리그 1위를 질주하기도 했다. 그러나 5월말부터 경기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더니 결국 4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문제는 4강 진출이 좌절된 이후 시즌 막판에 나타나는 KIA의 경기력이 너무나 무기력하다는 것이다. 4강에 실패했더라도 다음 시즌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투지있는 모습이 나타나야 하는데, 최근 6연패 동안 KIA는 그렇지 못했다. 앞서던 경기도 쉽게 역전을 허용하는가 하면 득점 찬스에서는 번번히 상황에 맞지 않는 타격을 보여줬다. 이를 다잡아야 할 코칭스태프도 선수단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듯한 인상마저 남겼다.

결국 KIA는 신생팀 NC에 마저 덜미를 잡힐 위기에 처해 있다. 만약 25일 경기에서 연패를 끊어내지 못하면 KIA는 NC에 7위 자리를 내주고 8위로 추락한다. KIA가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 후폭풍의 여파가 얼마나 클 지 짐작조차 어렵다. 과연 KIA는 이 위기에 어떤 해법을 낼 수 있을까.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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