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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왜 조범현인가, 지도력과 전문성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8-02 10:49


조범현 KT 신임감독은 KIA 사령탑 시절 단기간 우승 전력을 만들어 놓는 수완을 발휘했다. 스포츠조선 DB

조범현 KT 위즈 신임감독의 강점중의 하나는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지난 93년 이후 현장을 떠난 적인 거의 없다는 점이다.

현장 경험의 풍부함과 연속성을 최대 무기로 앞세울 수 있는 지도자다. 92년 은퇴후 93년 쌍방울 레이더스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조 감독은 2000년 삼성 배터리코치로 자리를 옮겨 3년을 일한 뒤 2003년 SK 사령탑에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리더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SK 사령탑 부임 첫해 조 감독은 약체로 평가받던 팀을 페넌트레이스 4위에 올려놓은 뒤 포스트시즌에서 삼성, KIA를 연속 격파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2006년까지 4년 동안 SK를 두 차례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조 감독은 2007년 시즌 중반 KIA의 부름을 받고 배터리 코치로 일하다 시즌 종료후 정식으로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KIA 감독 첫해인 2008년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6위에 그쳤지만, 2009년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선수들을 한데 모으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구는 기염을 토했다.

2011년 포스트시즌에서 SK에 패한 뒤 그해말 KIA 지휘봉을 내려놓은 조 감독은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초중고 야구팀 창단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을 맡아 전국 학교를 돌아다니며 어린 선수들 육성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삼성의 러브콜을 받고 인스트럭터로 부임해 경산 2군 캠프에서 1년 가까이 선수들 지도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조 감독이 이처럼 인스트럭터나 코치, 감독으로서 '상품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뛰어난 육성 능력과 팀재건 능력 때문이다. 물론 그 밑바탕은 프로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30년 넘게 쌓아놓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다. 여기에 꼼꼼하면서도 강인한 인품까지 지니고 있어 선수단 장악력이 뛰어나다.

배터리 코치 시절 조 감독의 지도를 받고 슈퍼스타가 된 포수로 SK 박경완과 삼성 진갑용 등을 들 수 있다. 또 SK와 KIA 감독을 맡았을 때는 조직이 정비되지 않고 여기저기 약점이 많았던 팀을 조련해 짧은 시간 강팀으로 변모시켜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2010년에는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이러한 조 감독의 능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야구계에서 인정을 받아온 바다. 지난해 한화와 넥센이 새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도 조 감독이 거론됐었고, KT가 제10구단으로 결정된 후에도 가장 유력한 초대 사령탑으로 하마평에 올랐다.


KT는 이날 조 감독 신임 배경에 대해 "지도자 경험이 풍부하고, 선수육성 능력 및 시스템 구축 능력이 뛰어나고 야구에 대한 창의적인 전략과 중장기적인 비전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감독을 향해 '야전 사령관', '제갈량'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또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KT의 기업 이미지에도 가장 잘 부합해 조 감독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 KT는 올해 9구단으로 1군에 참가한 NC가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키며 선전하자 이에 자극받아 전력과 시스템 구축에 능한 조 감독에 대한 필요성을 더 크게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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