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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KIA, 반전위해 홈구장-삼성전 징크스 깨야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7-30 11:04 | 최종수정 2013-07-30 11:04


파죽지세로 7연승을 달리고 있는 LG와 5위의 KIA가 24일 잠실에서 다시 만났다. KIA는 선발 김진우의 호투와 타선의 활약으로 LG를 6대4로 물리치고 승리 했다. 김진우는 시즌 8승에 성공 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7.24/

위기가 곧 기회일 수 있다. 올 시즌 최악의 위기 상황에 빠진 KIA가 운명을 건 '홈 6연전'을 치른다. 모든 상황이 유리하지 않다. 홈 승률도 좋지 못하고, 맞대결 상대도 벅차기만 하다. 선수단의 전력 상황도 신통치 못하다. 그러나 이 고비를 잘 해결한다면 새로운 반전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희박해져가는 4강 진출 가능성

후반기 들어 KIA는 부진한 경기력을 이어가면서 승률에서 많은 손해를 봤다. LG-NC와 치른 원정 6연전에서 2승4패 밖에 거두지 못하며 4강권 재진입에 실패했다.

이 6연전의 결과는 단순히 우세시리즈를 내줬다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잔여 시즌 KIA의 4강 재진입 가능성을 크게 뒤흔드는 파장을 만들고 말았다. 일단 이기고 가야하는 경기에 지는 바람에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게 된 것이다.

이는 4강 진출을 위한 '기대승수'와 관련이 있다. 프로야구 현장에서는 올해 4강 진출 안정권을 '70승'으로 보고 있다. 수많은 경험과 데이터에 기반해 올 시즌 판도를 분석해본 결과다. 정확히 '70승' 이라고 못박을 수는 없겠지만, 그 언저리에서 4강이 결정될 것은 틀림없다.

이런 논리를 KIA에 대입해보면 현재 위치가 얼마나 불안정한 지 알 수 있다. KIA는 29일 기준, 38승36패2무를 거두고 있다. 승률 5할이 약간 넘는다. 잔여경기는 52경기다. 결국 KIA가 70승 라인을 통과하려면 남은 경기에서 적어도 32승20패를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걸 승률로 따지면 무려 6할1푼5리나 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간단히 따져보면 3연전 시리즈를 모두 2승1패로 통과해야 잔여경기 6할대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다. KIA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홈구장의 악몽, 벗어날 때다


장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단 첫 발을 힘차게 떼어야 한다. 아무리 힘겨운 목표라지만,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래서 주중 삼성, 주말 넥센과 치르는 홈 6연전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일단 이 경기들을 모두 2승1패의 우세시리즈로 장식한다면 입지는 한층 개선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홈구장 부진 징크스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올해 KIA는 홈경기의 장점을 전혀 취하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 종목을 막론하고, 대부분 홈경기의 승률이 원정경기보다 좋다. 아무래도 익숙한 구장환경과 원정숙소가 아닌 편안한 집에서 출퇴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선수단 경기력을 향상시키게 되기 때문.

하지만 올해 KIA는 홈에서 부진하다. 홈 경기에서 16승18패1무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홈 승률이 5할에 못미치는 팀은 KIA와 NC(19승20패2무) 그리고 최하위 한화(13승28패) 뿐이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홈에서 성적이 기본적으로 5할 이상 나오지 않는 팀은 4강에 도전할 힘이 없다는 뜻이다. 홈에서 거둔 승수가 기본적으로 바탕이 돼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데, 이제까지의 KIA는 그러지 못했다. 결국 이번 삼성-넥센 6연전에서 이런 홈구장 징크스를 벗어나는 것도 남은 일정을 위한 숙제다.

삼성 공포증, 극복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또 한가지. 이번 6연전 기간 동안 KIA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무엇보다 주중 맞상대인 삼성에 대한 공포증을 극복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삼성은 프로야구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때문에 다른 팀들의 표적이 되어 온 것이 사실. KIA 역시도 '타도 삼성'을 부르짖으며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막상 시즌에 돌입한 뒤에 나타난 모습은 철저한 약자였다. 삼성 앞에 기를 펴지 못했다. 9번 만나 8번을 졌다. 이렇게 특정 팀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현상은 팀에 여러모로 악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잠재의식 속에 두려움과 패배의식이 심어질 수 있다.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몸이 움츠러든다거나, '쟤들한텐 힘들어'라며 투지를 잃게되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만일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 같이 올라 맞붙는다면, 잠재의식이 경기력을 크게 좌우할 수 밖에 없다. 마치 천적 앞에 선 먹잇감처럼 꿈쩍도 못하고 당하게 된다.

때문에 KIA는 이번 3연전을 통해 반드시 삼성에 설욕할 필요가 있다. 때마침 승리도 절실한 상황이다. '배수의 진'을 친 것이나 다름 없다. 언젠가 극복해야 할 상대라면 지금이야말로 더할 나위없는 기회다. 최악의 위기를 반전의 발판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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