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넥센 4명의 2군 투수, 1군에 나타난 까닭은?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7-16 20:02


"'관심'이 중요하죠."

SK전을 앞둔 16일 문학구장, 넥센 덕아웃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오재영 장효훈 문성현 조상우 등 2군에 있는 4명의 투수들이었다. 물론 이들이 이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것은 아니었다. 퓨처스리그가 올스타전 브레이크에 들어가 어차피 경기가 없는 상황이라 1군과 함께 훈련을 시키기 위해 지난 주말 서울로 부른 것이다.

굳이 2군에서 훈련과 휴식을 취해도 되는데 굳이 불러올린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넥센 염경엽 감독은 "관심, 그리고 동기부여"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오재영은 지난해 8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후 여전히 재활중이고, 장효훈과 문성현은 시즌 초반을 제외하곤 1군에 콜업되지 않았다. 신예 조상우 역시 1군에서 딱히 보직을 얻기 힘들어 주로 2군에서 뛰고 있다.

염 감독은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1군 경기도 직접 지켜보라고 서울로 불렀다. 함께 부대끼는 것만으로도 많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칭스태프 역시 2군에서의 기록만을 보고받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직접 옆에 두고 살피면서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통 2군 근거지가 1군 연고지 인근에 있는 다른 팀에 비해 넥센의 2군은 전남 강진에 있다. 흔히 넥센 선수들이 2군에 내려가는 것을 '유배지'로 표현하는 이유다. 1군 코칭스태프가 잠시 짬을 내서 다녀오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처럼, 이로 인해 넥센 2군 선수들 사이에는 '잊혀진 이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다.

염 감독은 "2군은 1군의 상시 예비전력인데, 스스로 낙담해 실력이 떨어진다면 팀으로는 엄청난 손실"이라며 "끊임없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을 알리고, 언제든 1군에 오를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합동 훈련만 시킨 것은 아니었다. 이들에게 맞춤식 과제를 하나씩 안겼다.


오재영은 재활을 마친 후 다음달 중순부터 2군에서 실전 피칭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시켰다. 장효훈에게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변화구를 자신있게 집어넣을 수 있는 배짱을, 문성현에게는 볼끝의 무브먼트를 좋게 하기 위한 피칭을 주문했다. 조상우는 앞으로 한달간 1군에 머물게 하며 매일 불펜 피칭을 시킬 예정이다.

물론 이들 4명이 당장 1군에 실전 투입되기는 힘들다. 오재영은 왼손 불펜이 없는 팀의 특성상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할 경우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내년 이후에 주축이 돼야할 투수들이다. 작은 배려와 관심이지만, 선수들에겐 동기부여를 하는 동시에 염 감독에겐 벌써 내년 구상이 담겨 있다. 염 감독의 말대로 팀이 있는 한 야구 1~2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