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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득점’ LG 오지환, 반전의 계기될까?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07-10 09:27



LG가 극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어제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NC와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연장 10회 끝에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LG는 3연패에서 탈출했습니다.

승리에 기여한 LG 선수로는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이진영, 4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한 이병규, 그리고 선발 등판해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신정락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지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야구를 '인생사의 압축'이라 부르곤 하는데 약 3시간 8분여의 접전 속에서 오지환은 천국과 지옥, 행운과 불운을 오갔습니다.

오지환은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습니다. 최근 5경기에서 19타수 3안타 0.158에 그쳐 타격감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LG의 선취 득점 기회는 오지환에게 왔습니다. 2회말 1사 만루의 기회가 걸린 것입니다. 오지환은 NC 선발 찰리와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였지만 짧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타점을 얻지 못했습니다. LG는 득점에 실패했고 돌아서자마자 3회초 NC에 선취점을 내주며 0:1로 끌려갔습니다.

오지환은 5회초 실책을 기록했습니다. 선두 타자 노진혁의 땅볼 타구를 포구하지 못해 출루를 허용한 것입니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선두 타자를 실책으로 내보냈기에 실점으로 연결되어 점수차가 벌어질 경우 역전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행히 신정락이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오지환의 실책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1:1로 양 팀이 맞선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의 타구는 큼지막한 포물선을 그리며 우측으로 향했습니다. 동점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역전 홈런이 기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타구는 담장 앞에서 우익수 김종호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 아웃 처리되었습니다. 경기 내내 오지환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는 듯했습니다.

정규 9이닝으로 승부를 내지 못해 접어든 연장 10회말 무사 1루에서 오지환은 볼넷으로 출루했습니다. 희생 번트 자세를 취하다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 기회를 이어간 것입니다. 어제 경기 오지환의 유일한 출루이기도 했습니다.

무사 1, 2루에서 김용의가 희생 번트에 실패해 1사로 아웃 카운트만 늘었습니다. 2루 주자가 된 오지환은 이진영의 중전 안타에 홈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중견수 나성범의 송구는 원 바운드로 홈으로 향했고 아웃 타이밍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포수 김태군이 포구하지 못해 오지환은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되었고 경기는 LG의 승리로 종료되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오지환은 물론 LG에 행운이 따른 것입니다.

어제 NC전은 오지환의 행보를 중심으로 보면 인생사를 압축한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습니다. 2회말부터 7회말까지 부진과 불운이 이어졌지만 10회말 행운이 따르며 행복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오지환은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주전 유격수로 꼭 필요한 선수입니다. 한동안 공수에서 부진했지만 어제 경기 7회말의 큼지막한 타구와 10회말의 볼넷 출루 및 결승 득점은 부진을 씻을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지환이 LG에 불어넣을 활력이 기대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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