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미국과 일본의 올스타, 어떻게 뽑았나?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7-07 12:20 | 최종수정 2013-07-08 06:52


프로야구 올스타 팬투표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지난해 동군의 베스트9이 모두 롯데 선수들로 꾸려진데 이어, 올해는 서군 베스트9이 모두 LG 선수들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지난해 롯데나 올해 LG는 '핫 이슈'의 팀이다. 당연히 올스타에 뽑힐 자격이 있는 선수가 다수 포진해 있다. 성적도 좋은데다, 두 팀 모두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열성팬'을 보유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라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인터넷에 익숙한 야구팬들에 의해 '몰표'가 가능한 현재의 방식이다. 많은 야구팬들은 '무조건 내팀'보다는 성적이나 이름값에 걸맞는 진정한 올스타가 한 그라운드에 모여 정규리그와 같은 진지함은 잠시 내려놓고 한바탕 축제를 펼쳐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프로야구보다 훨씬 긴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과 일본은 어떤 방식으로 올스타를 뽑을까? 대체로 두 나라 모두 '인기투표'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최고의 플레이어를 뽑는데 무게중심이 있다. 미국이나 일본도 과거에 특정 구단이 몰표를 받은 적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로 인한 문제점은 이제 거의 사라진 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조금 특이하게 야수는 팬 투표로 선정되지만, 그리고 투수는 양 리그 올스타팀을 이끄는 감독들이 뽑는다. 팬심과 팀 안배라는 일종의 '황금비율'인 셈이다.

미국은 사실상 주(州)가 하나의 국가일 정도로 거대한 땅떵어리라, 전국민적인 인기를 받는 전국구 팀이 나타나기 힘들다. 구단만 30개에 이른다. 아무리 야구를 좋아하는 팬일지라도 30개팀의 경기를 모두 직접 관전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올스타전은 이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1~2개팀 선수들의 '싹쓸이'가 원천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구조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인기 구단인 뉴욕 양키스의 경우에도 아메리칸리그 베스트9에 로빈슨 카누(2루수) 단 1명의 이름만 올려놓을 정도다. 같은 조에서 1위를 질주중인 또 다른 인기구단 보스턴 레드삭스 역시 베스트9에는 데이비드 오티즈(지명타자)만이 위치해 있다.

투수의 경우 선발과 불펜을 통틀어 사실상 팀의 에이스만 올스타로 뽑힌다. 올스타 감독들이 각 팀 감독들과 이미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적절히 팀을 안배한다. 우리에게는 아쉽지만 LA다저스에선 류현진 대신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만 뽑힌 이유다.


일본은 3개국 가운데 투표 방식이 가장 다양하다. 팬 투표는 물론 선수간 투표도 따로 이뤄진다. 직접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선수들이 느끼는 올스타와 팬들이 뽑는 멤버의 차이를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이런 가운데 이대호(오릭스)는 팬과 선수 투표에서 모두 1위로 선발됐으니, 인기와 실력을 함께 갖춘 진정한 올스타인 것이다.

팬 투표도 국민성을 반영, 세밀하게 이뤄진다. 야구장 현장 투표는 물론이고 인터넷, 모바일과 함께 각종 편의점과 서점 등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다. 물론 공식 투표용지가 그만큼 많은 채널로 뿌려져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 단일 투표인 한국보다는 훨씬 비용이 많이 들지만, 몰표를 방지하고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해는 180만4181표의 투표가 이뤄졌는데, 무려 80%가 넘는 144만6874표는 투표용지에 의한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20%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대호가 속한 퍼시픽리그의 경우 10개 포지션(지명타자 포함) 가운데 팬과 선수가 함께 뽑은 올스타가 8명이나 겹쳤다.

재밌는 점은 양국 모두 '패자부활전'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파이널 보트', 일본은 '플러스 원'이라는 이름으로 각 리그별 1명의 선수를 더 뽑는 투표를 진행중이다. 팬들을 위한 일종의 보너스인 셈이다.

한국은 아직 양국에 비해 야구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고, 양대 리그도 아니라 차이점은 있다. 어쨌든 향후 시행착오를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 미국과 일본의 선례를 참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