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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다른 손민한, NC '손민한 효과' 얼마나 습득할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6-29 21:34 | 최종수정 2013-06-30 06:45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은 경기가 끝난 뒤 "손민한은 정말 대단하다. 완벽한 투구였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어깨를 다치기 전보다 구속도 더 많이 나온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클래스가 달랐다. 손민한은 29일 마산 두산전에서 선발등판,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2개, 삼진은 3개를 잡았다. 올 시즌 최다투구(91개)를 기록했다.


NC 손민한의 모습.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두산의 막강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위기관리능력은 격이 달랐다.

물론 단 하나의 약점이 있다. 어깨부상의 여파로 이닝히터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7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면 구위가 떨어진다. 하지만 그 부분까지 요구할 수는 없다.

패스트볼 54개를 던졌다. 슬라이더 15개, 포크볼 6개, 서클 체인지업 13개, 투심 패스트볼 3개를 던졌다. 다양한 구종을 마음먹은대로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59개, 볼은 32개였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위기관리능력이다.

1회 이종욱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은 뒤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1, 3루의 위기. 하지만 변화구가 약한 오재일의 약점을 제대로 짚었다. 결국 헛스윙 삼진. 홍성흔은 유격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했다. 홍성흔은 전혀 손민한의 절묘한 볼 컨트롤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6회도 인상적이었다. 투구수 70개를 넘긴 상황에서 구위가 살짝 떨어졌다. 1사 2루의 위기 상황. 김현수를 맞았다. 두 개의 볼로 카운트가 2B로 몰린 상황. 3구째 당연히 김현수는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124㎞ 서클 체인지업을 찔러 넣었다.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친 완벽한 공. 김현수는 꼼짝하지 못했다. 4구째도 마찬가지.


볼넷을 허용하긴 했지만, 마지막 공 역시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빠진 좋은 승부구였다.

1사 1, 2루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최준석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뒤 홍성흔을 다시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는 자신의 투구를 거의 다 복귀할 수 있다. 첫 투구부터 마지막 투구까지 어떤 공을 어떻게 던졌는 지 알 수 있다. 그만큼 버리는 공이 없다는 의미. 당연히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3회 김현수와의 대결이었다. 2S 상황.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는 서클 체인지업을 던졌다. 볼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바깥쪽 144㎞ 패스트볼을 찔러넣으며 스탠딩 삼진. 이전 유인구가 바깥쪽으로 빠지는 서클 체인지업이었기 때문에 역이용한 바깥쪽 패스트볼이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신생팀 NC의 리더라는 점이다. NC 후배 투수들에게는 걸어다니는 교과서다. NC 김경문 감독은 "손민한의 경험과 볼 배합, 제구력 등을 젊은 투수들이 배워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최고참 손민한은 마운드 위에서 역투로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NC 투수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참고서다.

NC의 가장 큰 과제는 필승계투조의 형성이다. 좋은 자원들은 많다. 노성호 이민호 최금강 이상민 등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경기를 풀어가는 경험이 부족하다.

실제 29일 두산전에서 6회까지 NC는 1-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손민한이 물러난 뒤 곧바로 역전을 허용했다. 젊은 투수들은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가장 빠르게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손민한의 실전투구와 조언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최대한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 배려하고 있다. 마무리 이민호를 위기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등판시키고 있고, 젊은 필승계투조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내년부터 NC는 더욱 좋은 팀전력을 가질 수 있다. '손민한 효과'가 그 원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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