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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LA다저스 류현진(26)의 선발 일정이 확정됐다. 왼쪽 발등에 타구를 맞은 충격으로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 뛴 류현진의 새로운 상대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강팀 애틀랜타다.
애틀랜타전 테마 1 : '복수혈전'
애틀랜타전은 류현진에게는 여러모로 의미가 많이 담긴 경기다. 우선 이번 애틀랜타전의 테마는 '복수혈전'이다. 류현진은 지난 5월 18일 애틀랜타와 원정경기로 한 차례 대결해 꽤 고전했다. 5이닝 동안 5안타 5볼넷 2실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소 이닝 및 최다 볼넷을 기록하며 힘든 경기를 펼쳤다. 팀 타선이 일찍 터지면서 4-2로 앞선 6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승리로 함께 날렸다. 여러모로 좋지 못한 기억이 많은 경기였다.
비록 애틀랜타가 3일 현재 팀 홈런 1위(75개)와 팀 장타율 2위(0.416)를 기록하고 있는 '거포 군단'이라고는 해도 류현진이 밀릴 이유는 없다. 또한 지난 애틀랜타전에서 류현진은 원정 낮경기라는 낯설은 상황에서 강타선을 상대하느라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피칭을 하는 바람에 고전했지만, 이번에는 자신에게 유리한 홈구장에서 치르는 야간경기라 더 자신감을 가질 만 하다. 류현진은 홈구장에서 올해 4승1패에 평균자책점 1.57로 막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 경기에 애틀랜타가 선발로 예고한 폴 마홈(31)에게도 설욕해야 한다. 당시 마홈은 6이닝 8안타(1홈런) 4실점(2자책)을 기록했으나 팀 타선이 6회 이후 역전을 만들어준 덕분에 승리투수가 되면서 류현진에게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애틀랜타전 테마 2 : '신인왕 쟁탈전'
또한 이번 애틀랜타전에 걸린 두 번째 테마는 바로 '신인왕 경쟁자와의 맞대결'이다. 올해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류현진에게는 두 명의 걸출한 경쟁자가 있다. 한명은 같은 투수인 세인트루이스의 셸비 밀러(23)이고, 다른 한명은 바로 애틀랜타의 '인간극장 주인공' 타자 에반 개티스(27)다.
특히 개티스는 4~5월 연속으로 내셔널리그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되며 '올해의 신인' 레이스에서 현재 가장 앞서 있다. 5월 한 달간 22경기에 나와 타율 3할1푼7리(63타수 20안타)에 6홈런 16타점으로 맹활약한 개티스는 한 때 야구 유망주였다가 약물 복용 후유증으로 방랑 생활을 시작했다. 그 기간에 청소부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던 개티스는 다시 야구에 대한 열정을 되살린 끝에 애틀랜타에 입단해 올해 깜짝 활약으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렇듯 개티스는 실력과 휴먼스토리를 함께 갖춘 덕분에 '올해의 신인' 경쟁에서 선두로 치고 올랐다. 2개월 연속 '이달의 신인' 선정이 이를 뒷받침한다. 류현진과 밀러도 5월 한 달간 매우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지만, 개티스를 넘지는 못했다.
때문에 류현진이 '신인왕 레이스'에서 개티스를 따라잡으려면 첫 맞대결에서 자신의 실력이 더 낫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 애틀랜타전에서는 맞대결 기회가 없었다. 당시 개티스는 백업포수라 주전 포수 브라이언 맥켄에게 밀려 류현진과 대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개티스는 포수 뿐만 아니라 좌익수나 1루수로도 나선다. 그의 뛰어난 공격력을 활용하기 위한 애틀랜타 코칭스태프의 결정이다.
따라서 이번 LA다저스전에는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최근 분위기로는 좌익수 출전이 유력하다. 결국 류현진이 개티스와 제대로 승부를 펼칠 수 있다. 만약 류현진이 개티스를 철저히 잡아내는 동시에 애틀랜타전 승리를 거둔다면 신인왕 경쟁구도를 크게 뒤바꿔놓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