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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P 1위 윤성환, 삼성 투수들이 또 1등하자고 했다는데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6-04 10:39 | 최종수정 2013-06-04 10:39


SK와 삼성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1사 1,3루 삼성 윤성환이 SK 김강민을 병살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5.30/

삼성 선발 윤성환(32)의 장점은 안정감이다. 그는 제구력이 뛰어나다. 볼넷이 적다. 57⅓이닝 동안 11볼넷만 내줬다. 또 안타도 적게 맞았다. 피안타율이 2할1푼4리. SK 선발 세든과 함께 피안타율 공동 1위. 이렇다 보니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에서 0.99로 선발 투수 중 1위다. 평균자책점은 2.20으로 KIA 양현종(1.59) 세든(1.72)에 이어 3위다. 윤성환은 "나는 승수 보다 평균자책점이 우선이다. 올해 꼭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윤성환의 피칭을 프로 입단 이후 최고로 꼽는다. 그는 200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008년부터 선발로 고정됐다. 2009년 선발 14승으로 공동 다승왕에도 올랐다. 2011년에도 14승, 그리고 지난해에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이상 쉬는 바람에 9승에 머물렀다. 올해는 9경기에서 벌써 5승(2패)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2~3㎞로 올라가면서 힘이 더 붙었다. 원래 떨어지는 각이 큰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 제구력은 국내 톱 수준이었다. 꾸준히 철봉 매달리기, 푸시업 등을 통해 악력을 기르고 몸을 만든게 효과를 발휘했다.

그는 또 이런 꾸준함이 무한 경쟁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삼성은 최고의 투수 왕국이다. 2군에 한 번 가면 언제 돌아올 지 모른다는 얘기가 있다. 그 정도로 선수층이 두텁고 대체 자원이 풍부하다. 그리고 1군 선수들 간에도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이 치열하다.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윤성환에 따르면 삼성 투수들은 올해 팀 평균자책점 1위를 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삼성은 지금은 일본으로 돌아간 오치아이 투수코치 시절이었던 지난 2년간 평균자책점 1위를 지켰다. 올해는 김태한 투수코치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윤성환은 "우리 삼성 투수들의 올해 목표는 또 1등이다. 코치님이 바뀌며 우리 성적이 떨어지면 나올 얘기가 뻔하다. 그런 얘길 들으면 안 된다"고 했다. 현재 삼성의 평균자책점은 3.56으로 1위, 2위 LG(3.61)에 조금 앞서 있다.

그는 지금까지 팀 동료이며 같은 선발인 배영수 장원삼 보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아왔다. '가장 저평가된 선발 투수' '화려하지 않은 선수' 등의 평가가 따라붙었다. 윤성환은 스스로 "난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낯가림이 심하고 말하는 걸 즐기지 않는다. 통통 튀는 매력은 없다.

그는 그동안 스스로를 포장하는 법을 몰랐다. 그를 좋아하는 팬들은 윤성환을 '윤태자'라고 부른다. 그는 올초 삼성 구단의 SNS설문조사에서 삼성 최고의 비주얼남(미남)으로 꼽혔다. 푹 눌러 쓴 야구 모자에 쌍꺼풀 없는 눈은 흡사 마운드의 저승사자 같다. 그러다가도 가지런한 흰 치아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여성팬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윤성환은 정상적으로 던질 경우 내년 시즌을 마치면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그는 "FA는 내년 일이고 난 지금이 중요하다. 우리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2년 연속으로 했기 때문에 우승 외에 다른 생각을 안 한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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