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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넥센 송신영, NC 젊은 투수들과 카톡으로 무슨 얘기를?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5-10 19:26


'노성호를 뺀 덕에 이겼다?'

최근 몇년간 이삿짐을 가장 많이 싼 선수를 꼽는다면 단연 넥센의 송신영이다.

전신인 현대 시절부터 시작해 넥센에서만 10년을 넘게 뛰다가 지난 2011년 7월 LG로 트레이드된 송신영은 그해 말 한화와 3년 FA 계약을 맺으며 거주지를 대전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거처가 마음에 안들어 대전에서만 1년에 2번이나 집을 옮겼다. 그런데 2012시즌이 끝나고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자 신생구단인 NC에서 그를 지명했다. 그래서 다시 거처는 창원이 됐다.

새로운 구단과 지역에서 정을 붙이면서 5개월여를 살고 있던 상황에서 다시 이삿짐을 싸야할 상황이 됐다. 지난 4월18일 NC와 넥센이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결국 고향팀으로 컴백하게 된 것. 창원집도 아직 정리하지 못하고 부랴부랴 서울로 상경했다.

10일 목동 SK전에 앞서 목동구장서 만난 송신영은 "요즘 나만큼 이사 자주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2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무려 집을 5번이나 옮겼다. 부동산 중개료나 이사 비용 등만 따져도 길거리에만 3000만원쯤 뿌린 것 같다"며 웃었다. 다음달 초 쉬는 날에 창원집에 있는 짐을 옮길 예정이란다.

짐을 빼면 창원과의 인연은 끝날 것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아직 창원에 남아 있는 듯 하다. 유독 자신을 잘 따랐던 NC의 어린 투수들 때문이다. 특히 이재학은 '딸기'로, 그리고 노성호는 '앵그리'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KBS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개그맨 박성호가 '앵그리 버드'로 나오는 코너에서 따와, 이름이 같고 덩치가 큰 노성호를 '앵그리 피그'라고 놀리기도 한다. 물론 격의없이 지냈다는 얘기다.

송신영은 지금도 이재학, 노성호, 이민호, 이성민 등 NC의 영건들과 카카오톡으로 공동 대화방을 열어놓고 가끔씩 대화를 나눈다. 비록 이제는 같은 팀이 아니지만, 함께 NC에 있었을 때처럼 소소한 일상사를 나누고 때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송신영에게 유독 안타까웠던 장면은 NC가 지난 7~8일 한화전에서 9회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놓고 이를 마무리하지 못해 역전패를 당한 것. 게다가 아끼는 후배인 노성호가 2경기 연속 경기 마무리에 실패했으니 더욱 그랬다. 송신영은 "3B2S에서 자신 있게 슬라이더를 뿌리면 되는데, 아무래도 부담이 되다보니 못 그랬던 것 같다"며 마치 자기의 일처럼 안타까워 했다.


NC는 2연속 역전패의 충격을 딛고 9일 한화전에선 승리를 거뒀다. 송신영은 이 경기 후 카톡방에서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경기 후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내니, (이)재학이가 이렇게 썼더라구요. '형 오늘 승리 요인이 뭔지 아세요? 불펜 대기에서 (노)성호형을 뺐기 때문이에요. 하하'. 다른 애들도 모두 동의한다네요. 그래서 저도 한바탕 웃어줬죠."

비록 5개월여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을 나눴던 송신영에게 제2의 팀은 아마도 NC가 될 것 같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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