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사상 한번도 없었던 10점차 역전패.
특히 평균자책점 0의 철벽방어를 하다가 첫 블론세이브를 하게 된 마무리 오현택에게 동료들의 장난이 계속 됐다. 역시 홍성흔이 앞장섰다. 홍성흔은 "현택아, 네가 나가서 이긴 경기가 몇 경기인데 한번 블론세이브한 것으로 힘들어하지마. 어제 그냥 한경기를 진거야"라고 위로를 하더니 "그 한경기가 데미지가 커서 그렇지"라고 말했다. 주위 사람은 물론 오현택마저 웃었다. 지나가던 민병헌도 "오, 나이스 피처~"라고 놀렸다. 룸메이트인 노경은은 전날 패전투수가 돼 방으로 들어와 누워있는 오현택을 보고 크게 웃었다고. 오현택은 "경은이형이 놀리듯이 크게 웃더니 나에게 '마무리투수가 3번하면 특급이고 보통 5번은 한다. 넌 이제 처음이니까 아직도 4번 남았다'고 위로해줬다"고 했다.
오현택은 "덕아웃에 있는 냉장고에 물을 가지러 갔다가 옆에 계시던 감독님께 웃으며 인사를 했는데 감독님께서도 웃으시며 웃으니까 보기 좋다고 하셨다"면서 "평균자책점 0이 깨져서 홀가분하다. 볼넷을 많이 내줘서 진게 아니고 안타를 맞아서 괜찮다"고 했다. "오늘도 대기다. 나가게 되면 어제 경기 생각하지 않고 자신있게 던지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웃으면서 칼을 갈았다. 두산은 경기 시작과 함께 1번 이종욱의 2루타를 시작으로 SK의 선발인 에이스 조조 레이예스를 밀어부쳐 5회까지 9점을 뽑아내며 전날 역전패의 아픔을 씻어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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