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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 한화-NC, 프로야구 흥행악재되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04-07 17:23 | 최종수정 2013-04-08 06:21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아니 우려했던 것 이상이다.

시즌 개막 첫 주부터 프로야구 전체의 균형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다. 지난 시즌 꼴찌 한화와 올시즌 1군 무대에 합류한 제9구단 NC의 부진이 끝을 모른다. NC는 개막 후 5연패, 한화는 7연패다. 단 1승도 없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715만6157명의 팬을 끌어모은 한국 프로야구는 올시즌 9개 구단 체제로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1개 팀이 쉬어야 하는 불완전한 일정이지만 오히려 의외성이 높아져 더 많은 팬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있었다. 팀당 경기수는 133경기서 128경기로 줄었지만, 총 경기수는 532경기에서 576경기로 늘어났다. 지난 시즌 평균관중(1만3451명)을 유지해도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이 많고 전력이 가려져있던 NC와 최근 4년간 3차례 최하위에 그친 한화가 우려의 대상이었다. 팀 수가 늘어나면서 경기력이 떨어지면 팬들이 오히려 외면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다. 그 중심에 한화와 NC가 자리하고 있었다.

NC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우선 순위로 좋은 유망주를 많이 뽑았고,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에서 승률 6할3푼2리(60승5무35패)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해 기대를 높였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각 구단에서 20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1명씩의 주전급 선수를 수혈했고 외국인 선수도 예외적으로 3명을 뽑았다. 또 FA(자유계약선수) 베테랑 이호준(37)과 이현곤(33)을 영입했다. 외국인 선발투수 3명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젊은 선수들이 패기있게 1군에 적응한다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한화 역시 에이스인 류현진이 미국으로 떠났지만 명장 김응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기대를 모았다. 마무리 훈련부터 전 선수가 쉬지 않고 훈련을 했다. 전력 업그레이드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한화와 NC는 뚜껑을 열자마자 1승도 까마득해 보이는 팀으로 전락했다. 한화는 롯데, KIA, 넥센을 상대로 7전 전패를 당했다. NC는 롯데와 삼성을 맞아 개막 5연패에 빠졌다. 어느 정도 고전은 예상됐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시즌 초반이라 아직은 불안정하다고 해도 다른 팀과의 전력차가 너무 커 보인다. 승부 자체보다도 경기 내용상 수준차가 크다는 것이 더욱 머리 아프게 한다. 수비나 주루플레이에서의 실수가 너무 많이 나온다. 기본만 지켜도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어이없는 플레이 때문에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접전을 벌이다가도 불펜과 집중력 싸움에서 지면 충격은 더 크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전력 차이가 크다보니 리드를 하고 있어도 안심할 수 없고, 어이없는 플레이로 무너지곤 한다. NC는 지난 3일 창원 롯데전서 1-2로 뒤진 9회말 1점을 쫓아가 2-2 동점을 만들고 1사 3루의 끝내기 찬스를 만들었다. 이현곤의 깊은 좌익수 플라이때 3루 주자 박헌욱이 태그업을 했으나 롯데 포수 용덕한의 블로킹에 막혀 아웃되면서 첫 승의 기회를 놓쳤다. 한화도 지난달 30일 롯데와의 개막전 때 5-4로 리드하다가 9회말 2점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NC와 한화는 벌써부터 상대팀 승수 쌓기의 제물로 전락했다. 젼혀 상대팀에 위협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패턴이 계속된다면 홈과 어웨이를 막론하고 NC와 한화가 끼는 경기의 관중이 대폭 감소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의 근간인 승부의 의외성이 담보돼야 경기장에 가서 선수들을 응원하게 되는데, 승부가 뻔한 경기에는 굳이 갈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두 팀의 부진이 프로야구 전체 흥행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와 NC는 언제쯤 시즌 첫 승을 거두고, 또 순위싸움에 뛰어들 수 있을까. 한화는 이번주 삼성, LG와 6연전, NC는 LG, SK를 만난다.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두 팀의 맞대결 3연전(16~18일 대전) 이전에는 둘 다 첫 승이 쉽지 않을 거라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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