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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뭉클하게 감동받았다."
김 감독은 5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몹시 신중한 모습이었다. 롯데와의 개막 3연패를 당한 터라 더욱 그랬다.
김 감독은 "경험이 부족하고 어린 우리 선수들이 그렇지 않아도 기가 죽어 있을텐데 무슨 말을 하더라도 조심스럽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던중 지난 밤 마산에서 겪은 감동 스토리를 소개하며 선수들이 더이상 기죽지 말고 힘을 내 줄 것을 당부했다.
사연은 이랬다. 전날 3연패째를 당한 NC 선수들은 대구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로 탑승하고 있을 때였다.
수십명의 팬들이 구단 버스 앞에 운집한 것을 김 감독은 발견했다. 문득 다혈적이기로 소문난 경남지역 팬들로부터 욕을 듣는 게 아닌지 살짝 불안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3연패를 당했으니 팬들이 민심이 좋을 리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스 앞에 모여있던 팬들은 "힘내라. NC 선수들. 열심히 뛰는 모습 보여줘서 고맙다. 대구에 가서 잘 싸우고 돌아오라"고 외치더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 장면을 보고 마음이 짠해지는 것은 느끼면서 "오히려 그런 팬들께 미안해서 혼났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NC 팬들이 속으로는 욕하고 싶었을텐데 젊은 우리 선수들을 생각해주는 모습에 너무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런 격려를 받은 NC 선수들이 많은 점을 느끼기를 바랐다.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질타받지 않는다. 팬들의 격려를 명심하고 왜 패배하는지 원인을 찾아서 강해져야 한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