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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야구장에 거포 외야수 사라진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03-27 11:27 | 최종수정 2013-03-27 11:27


한화 최진행은 지난해 외야수중 유일하게 홈런 10걸에 들어갔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한국프로야구에 외야수 거포가 사라지고 있다. 각 팀의 내로라는 거포들의 뜨거운 홈런포 대결은 최근 잘 볼 수 없는 이벤트다. 전체적인 홈런수도 줄었고 홈런 타자도 줄었다.

야구장의 크기가 커지면서부터다. '미니구장'이 없어졌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대전구장이 올시즌 외야를 대폭 확대했다. 야구장이 커지면서 외야수 거포가 함께 사라졌다.

예전엔 외야수 거포가 많았다. 강견을 자랑했던 우익수 심정수는 이승엽과 함께 최다 홈런 대결을 펼쳤다. 매년 홈런 순위에 외야수가 적어도 2∼3명은 포함됐었다. 그러나 지난해 홈런 10걸 중엔 유일하게 한화 최진행(17개·8위)만 외야수로서 이름을 올렸다.

외야가 넓어지다보니 수비가 강조됐다.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빠뜨리면 그만큼 장타로 연결된다. 예전 작은 구장에서는 실수를 해도 2루타 정도로 끝났지만 지금의 큰 외야에서는 실수한번에 타자가 3루까지 여유있게 갈 수 있다. 그러다보니 외야 수비의 중요성이 커졌고 빠른 발과 수비 센스를 갖춘 선수가 발이 느리고 수비가 약한 거포보다 더 선호된 것. 가장 큰 잠실구장을 쓰는 두산과 LG는 일찌감치 발빠른 외야수가 더 중용됐다. 발이 느린 거포 외야수는 1루나 지명타자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나마 외야수 거포로 많이 나오던 외국인 선수도 이젠 볼 수 없게 됐다. 롯데에서 뛴 호세나 가르시아, 한화 크루즈 등은 호쾌한 타격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외야수다. 작은 구장이 많은 한국은 타자에게 유리해 보였다. 2011년 한화가 투수인 데폴라의 대체선수로 외야수인 가르시아를 데리고 온 것은 그만큼 대전구장이 작아 가르시아가 공격에서 쓸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구장이 커져 예전 장타자들의 매력이 떨어지고 투수가 더 각광을 받게 되며 외국인 거포도 사라졌다.

9개구단의 외야수 라인업을 보면 올시즌도 외야수 거포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 최형우나 KIA 나지완 한화 김태완 정도만 거포 스타일이다. 지난해 주로 좌익수로 활약했던 최진행은 수비가 약해 올시즌엔 지명타자로 뛸 가능성이 높다. 외야수로 뛰는 KIA 김상현도 수비가 약한데다 김주찬 이용규 김원섭 등 외야라인업이 좋아 외야수보다는 지명타자로 더 많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예전처럼 작은 야구장을 썼다면 충분히 외야수로 뛸 만한 거포들도 큰 야구장에서 수비가 강조되는 지금은 살아남기 힘들어진 시대가 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올시즌 9개구단 주요 외야수


두산 김현수 이종욱 정수빈 민병헌 임재철

LG 이진영 이대형 이병규 이병규 박용택 정의윤

NC 권희동 김종호 박상혁

SK 박재상 김강민 임 훈 이명기 한동민 조동화

삼성 최형우 박한이 배영섭

롯데 전준우 손아섭 김문호 김대우

넥센 유한준 이택근 장기영

KIA 김주찬 이용규 나지완 김원섭 신종길 김상현

한화 연경흠 정현석 김태완 강동우 이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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