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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쟁력까지 갖춘 완벽 3가지 윤석민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2-27 15:45 | 최종수정 2013-02-27 15:45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이 14일 전지훈련지인 대만 자이현 도류구장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윤석민.
도류(대만)=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2.14/

'완벽한 세가지 윤석민을 주목하라.'

흔히 스포츠에서 '국내용', '국제용'이라는 말이 종종 나온다.

국내리그에서는 펄펄 날던 선수가 큰 국제대회에 나가면 맥을 추지 못하거나, 반대로 국내에서는 그만그만 하다가 밖으로 나가면 '한방'을 하는 경우에 나오는 말이다.

아무래도 장기간에 걸쳐 긴호흡으로 진행되는 국내리그와 단기전 승부로 펼쳐지는 국제대회가 다를 수밖에 없다. 경기운영 방식과 컨디션 관리 요령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국가대표는 자국 국적의 국내-외 리그 선수 가운데 알짜 선수들로 구성된다. 자국리그에서 잘나갔다고 국제대회에서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그럴 확률이 높고 믿음이 가는 것이다.

이번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 가운데 이처럼 믿음이 가는 선수는 누굴까. 이번 WBC 대표팀은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신시내티) 등 진정한 알짜들이 빠진 가운데서도 최선의 선택으로 구성된 스타군단이다.

이들 가운데 국가대표 부동의 에이스로 떠오른 윤석민(27·KIA)이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집계한 태극전사들의 국제대회 성적을 토대로 국제 경쟁력 등을 살펴본 결과다.

윤석민은 이번 WBC에서 환상의 3박자가 모두 갖춰진 기대주다. 오는 3월 2일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때 1선발로 일찌감치 낙점받았다. 투수로서는 최고의 영광이자 중책을 맡은 것이다.


여기에 윤석민에게 이번 대회는 자시느이 장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시금석이기도 하다. 올시즌을 마치고 해외진출을 꿈꾸는 상황에서 이른바 '쇼케이스'에 올라서야 하는 것이다.

WBC에는 당연히 미국 유수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대거 몰려든다. 류현진은 지난해 시즌중에 몰려든 해외 스카우트들 앞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펼쳐보이며 눈도장을 확고하게 받은 바 있다. 그 결과로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윤석민은 국내리그를 시험장으로 사용했던 류현진보다 훨씬 중량감있는 세계 최대 야구축제에서 예비 리허설을 치러야 한다. 그만큼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혼신의 힘을 쏟는 무대를 만들 수 있다.

이들 2가지 요인만 놓고 보더라도 윤석민의 신바람이 높아질 법한데 공교롭게도 국제 경쟁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으니 금상첨화다. WBC 대표팀의 투수자원 13명 가운데 박희수 윤희상(이상 SK)은 이번이 첫 경험이다. 나머지 11명은 각종 국제대회를 두루 경험했다.

이들 가운데 각종 국제대회 평균 성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가 윤석민이다. 윤석민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WBC,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4개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이들 4개 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총 19경기(34⅓이닝) 5승무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05였다.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한 게 도하와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2차례나 됐고,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저조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고 하는 게 2.35에 불과했다. 특히 2009년 WBC 준결승에서는 강타선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6⅓이닝 동안 7안타 2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던 기분좋은 추억이 있다. 1라운드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춘 윤석민이 최고의 대안인 것이다.

차우찬(삼성)이 2012년 아시아시리즈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해 단순 수치로 보면 1위지만 1경기-4이닝만 소화한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윤석민을 포함해 국제대회 2회 이상 출전한 투수가 6명인데 이들 가운데 윤석민이 최고의 활약을 보인 것이다.

WBC만 따로 떼놓고 봤을 때도 윤석민이 믿음직하다. WBC 출선 성적상 선두인 서재응(KIA)과 쌍벽을 형성한다. 2006년 WBC가 유일한 국제경험인 서재응은 당시 3경기에 출전해 2승을 챙기며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했다. 2009년 대회에 출전했던 윤석민은 4경기 2승무패, 평균자책점 1.13으로 서재응의 뒤를 이었다.

윤석민에 이어 국제대회를 7차례 경험한 장원삼(삼성)이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했다. 다른 국제대회에서는 맹활약했지만 2009년 WBC에서 가장 저조한 5.06을 기록한 게 옥의 티다.

15명의 타자 중에서는 강정호(26·넥센)가 눈길을 끈다. 강정호는 지난해 소속팀의 성적과 관계없이 최고의 시즌을 보낸 뉴스타다. 타율 2위(0.314), 홈런 3위(25개), 타점 5위(82점) 등의 호성적을 내며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부쩍 사기가 오른 상태에서 생애 처음으로 WBC 무대를 밟았다. 2년여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강정호는 4경기에 출전해 13타수 8안타 8타점 5득점으로 평균타율 6할1푼5리의 가공할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도 3개나 쳐냈다. 기록상 국제대회 경쟁력으로는 타자 가운데 최고다.

강정호에 이어 국제대회 평균 4할2푼5리의 타율을 보인 김현수(25·두산)는 강정호와는 반대로 와신상담하는 중이다. 김현수는 지난해 평균 2할9푼1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4시즌 연속 3할 이상 타율로 잘나가다가 5년 만에 3할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홈런도 7개로 본격적인 프로 데뷔 첫해(2007년·5개) 이후 가장 저조했고,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도 깨졌다.

하지만 그는 2009년 WBC에서 3할9푼3리를 기록하는 등 3차례 국제대회에서 제몫을 톡톡히 했던 장점을 앞세워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김현수에 이어서는 손시헌(두산·0.379), 이대호(오릭스·0.347), 이용규(KIA·0.333) 등이 뒤를 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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