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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득점 원리는 단순하다. 타자가 누상에 나가 1루와 2루, 3루를 순서대로 거친 뒤 홈베이스를 밟으면 1점을 올리는 원리다. 이 기본 원칙은 흔들릴 수 없다. 아무리 초대형 장외 홈런을 쳤더라도 베이스를 하나만 그냥 지나쳐도 득점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올해 KIA는 강팀의 조건을 또 하나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매우 경제적이고 손쉬운 득점루트를 하나 얻게된 덕분이다. '호타준족' 김주찬을 FA로 영입하면서 생긴 효과로 보인다. 김주찬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김주찬 영입효과'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지고 있는 제2차 스프링캠프에서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발이 빠르고, 선구안이 좋은 김주찬이 톱타자로 나서면서 경제적인 득점 루트를 팀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 1개 혹은 안타가 없이도 1점을 뽑을 수 있는 그림이 김주찬에 의해 그려지고 있다.
여기서부터 KIA의 경제적 득점이 시작됐다. 후속타자인 2번 김원섭이 타구를 가볍게 밀어쳐 좌전안타를 친 사이 발빠른 김주찬은 3루까지 진루해냈다. 순식간에 무사 1, 3루의 득점 기회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 기회에 타석에 들어선 3번 이범호는 역시 가벼운 스윙으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김주찬을 홈에 불러들였다. '안타 1개로 1득점'의 공식이 현실로 이뤄진 장면이다.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장면일 수도 있다. 하지만 FA로 영입한 김주찬으로 인해 기동력이 한층 강화됐고, 이로 인해 득점이 한층 경제적으로 이뤄지게 됐다는 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김주찬의 발이 느리거나 주루센스가 부족했다면 2루까지밖에 못 갔을 것이고, 그렇다면 1점을 내는 데 또 다른 안타가 필요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결국 KIA에 기동성과 득점력이 동반상승하는 효과가 김주찬으로 인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현재 WBC대표팀에 차출돼 있는 이용규가 합류하게 될 경우 이러한 기동성과 경제적 득점은 한층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두 선수가 1, 2번을 맡게될 경우 역대 최강의 테이블세터진이 완성된다. 그렇다면 후속 타자들도 한층 손쉽게 타점을 뽑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팀의 득점력도 높아질 수 있다. KIA가 김주찬을 영입하면서 얻게되는 효과인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