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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의 '환골탈태', 선발 재진입의 청신호가 활짝 켜졌다.
지금부터 딱 1년 전인 2012년 2월 7일.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 마련된 KIA 캠프에서는 한 가지 비보가 터져나왔다. 시즌 선발요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좌완 투수 양현종의 조기 귀국이 결정된 날이다. 당시 선동열 KIA 감독은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데에 (애리조나는) 한계가 있다. 한국으로 돌아가 편하게 재활할 수 있도록 돌려보내기로 했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몸이 만들어질 때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말을 했었다.
이후 1년. 양현종의 '와신상담'이 서서히 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공교롭게 딱 1년이 되는 시점에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실전 연습경기에서 양현종은 눈부신 호투로 '선발 재진입'의 청신호를 밝혔다. 지난 1년간 양현종이 절치부심하며 흘렸던 땀과 눈물의 효과가 실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양현종은 6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빌리 파커 필드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와 3이닝 1안타 2볼넷 4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5대4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2회초 상대 선두타자 권희동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을 뿐이다. 3회에는 3루 실책과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으나 침착하게 나성범과 권희동을 유격수 직선타와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 관리능력을 과시했다.
이날 총 69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이닝당 투구수가 다소 많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매우 뛰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특히 양현종의 주무기인 직구가 145~148㎞까지 나왔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양현종은 기본적으로 묵직한 직구가 뒷받침이 돼야 마운드에서 힘을 낼 수 있는 유형의 투수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12승과 16승을 거둘 때에도 140㎞대 중후반에 이르는 직구의 위력이 뒷받침되고 있었다.
그러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를 기점으로 특유의 직구 위력이 사라지며 양현종은 2011년과 2012년, 2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본인 스스로도 답답했겠지만 팀으로서도 여간 큰 손해가 아닐 수 없었다. 팀내 거의 유일한 좌완 선발 요원인 양현종이 부진에 빠지면서 선발진에 '우투수 편향 현상'이 심해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
선 감독 역시 그래서 올해 마운드의 핵심 키플레이어로 양현종을 일찌감치 지목했다. 양현종이 선발 로테이션에만 복귀할 수 있다면 현재 KIA 마운드의 여러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양현종이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맡으면 넘치는 우완선발 중 한 명을 마무리로 돌려 부실한 뒷문을 닫을 수 있다. 게다가 선발과 마무리가 확실해지면 허약한 불펜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그래서 양현종이야말로 올해 KIA 성적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요 선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양현종의 첫 실전 연습경기 호투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 더 많은 연습기간과 시험등판의 기회가 남았지만, 양현종이 이날처럼만 던져준다면 다시 10승투수로 복귀할 날은 머지 않았다. 더불어 KIA 역시 한층 더 크게 포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