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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준 "국가 부름 져버리면 예의가 아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2-03 16:02


롯데 토종 에이스 송승준은 국가의 부름을 져버리는 것은 나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꼭 이기고 싶은 팀으로 일본을 꼽았다. 스포츠조선DB

롯데 토종 에이스 송승준(33)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주역이다.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은 9전 전승으로 우승, 금메달을 땄다. 송승준을 포함 태극전사들은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4주 군사훈련을 하고 군면제를 받았다. 국위를 선양한 최고의 선물이었다.

당시 송승준은 2경기에 등판, 1승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했다. 중국전(1대0, 8월14일)에서 6이닝 무실점했고, 쿠바전(7대4, 19일)에서 6⅓이닝 3실점해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제몫을 다 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지는 않았다.

송승준은 일본과의 준결승전(22일) 전날 밤을 잊지 못했다. 그는 이택근(넥센)과 함께 동료들의 방을 돌아다녔다. 선수들이 혹시 감기가 걸리지 않을까 에어컨과 선풍기를 꺼줬다. 한국은 일본을 6대2로 꺾고 결승전에서 쿠바까지 3대2로 제압,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송승준은 5년 만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됐다. 평범한 선발은 아니었다. 7번째 대체 선수가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31일 오른 팔꿈치가 좋지 않은 두산 선발 이용찬을 대신해 송승준을 대표팀 명단(28명)에 올렸다. 송승준에게 WBC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용찬은 SK 김광현을 대신해 뽑혔지만 낙마하고 말았다. 송승준은 지난해 28경기에 등판, 7승11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투구 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가 많았다.

그는 "처음 뽑혔던 대표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교체되었을 때 내가 뽑히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했다. 하지만 계속 다른 선수들이 발탁되면서 '이게 지금의 내 위치구나'라는 생각과 정규시즌에 독기 품고 보여주겠다는 오기가 생겼었다. 하지만 대표팀에 발탁된 후에는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내 나라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마음속으로 국가에 대한 빚을 갖고 살아간다. 대체 선발 얘기를 듣고 몸 상태를 핑계삼아 거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가슴 속 한 군데가 답답하고 훗날 정말 후회할 것 같았다"면서 "베이징올림픽에서 군면제를 받았다. 병역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나라의 부름을 져버리는 것은 내 나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에서의 역할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우선 대표팀에 간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송승준은 선발이 아닐 수도 있다. 윤석민(KIA) 장원삼(삼성) 노경은(두산)이 1~3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송승준은 "내가 벤치에 있을 수도 있고, 패전조로 등판할 수도 있다. 팀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팀의 일부분으로 내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롯데의 사이판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지금 송승준의 몸상태는 80%정도까지 올라왔다. 전반적인 구위는 나쁘지 않다. 변화구 제구력이나 정교한 로케이션은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다.

송승준은 본선 2라운드(일본 도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일본 대만 쿠바 중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가장 이기고 싶은 상대로 꼽았다. 그는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한국과 일본이 있는 조에 쿠바를 넣어 아시아 팀 중 하나를 떨어뜨리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럴수록 더욱 집중해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일본전에 대한 특별한 추억으로는 이승엽이 홈런을 쳤던 베이징올림픽 한-일전과 1998년 백차승 등과 함께 싸웠던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꼽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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