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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타선, 장타력과 기동력 조화 수준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2-03 10:27


올시즌 한화 타선의 부활은 장타력과 기동력의 조화에 달려 있다. 하주석이 지난해 9월 목동 경기에서 오선진 타석때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한화는 한때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란 별명으로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했었다. 장종훈이 홈런왕을 석권하던 90년대 초반과 김태균, 이범호, 데이비스 등이 중심타선을 이뤘던 2000년대 중반 한화 타선은 최강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김수연, 데이비스 등을 앞세워 발빠른 기동력의 야구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한화 타선은 색깔이 없어졌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팀홈런은 8개팀중 5위 아래였고, 팀도루는 2005년부터 8년 연속 7~8위를 맴돌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수들이 잘 던지고도 허술한 공격 때문에 패하는 날이 많아 팬들의 원성이 잦았다. LA 다저스에 진출한 류현진의 경우 지난 시즌 2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하고도 9승9패에 그쳤다.

따라서 현재 진행중인 한화 리빌딩 노선중의 하나는 장타력과 기동력을 조화시키는 일이다. 마운드가 신생팀 수준임을 감안할 때 둘 중 하나에는 강점을 지니고 있어야 4강 이상의 성적을 노려볼 수 있다. 김응용 감독은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강조하고 있다. 김 감독은 "앞에서 많이 나가더라도 중심에서 홈런이 없으면 득점력은 약할 수 밖에 없고, 홈런이 많더라도 뛰는 선수가 없으면 단순한 공격 밖에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장타력과 기동력 부분에서 기대를 받고 있는 타자로 김태완 최진행 오선진 하주석을 꼽을 수 있다.

김태완과 최진행은 김태균과 함께 중심타선을 이룰 후보들이다. 과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두 선수의 부활이 필수적이다. 김태완은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2008~2009년 두 시즌 연속 23홈런을 친 경력이 있다. 손목과 허리의 힘이 뛰어나 30홈런 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40홈런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최진행은 2010년 32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홈런 부문 2위에 오른 적이 있다. 선구안을 보완할 경우 이번 시즌 30홈런 고지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오선진은 지난 2008년 입단한 뒤 주로 2군 또는 백업 요원으로 뛰다 지난해 비로소 주전 자리를 꿰찼다. 타율 2할6푼3리에 14개의 도루를 기록했는데, 강력한 톱타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 신일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기도 했던 하주석은 지난해 입단해 70경기에 타율 1할7푼3리, 7도루를 올렸다.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한 만큼 프로 2년째를 맞아 숨겨져 있던 타격 센스와 주루, 수비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두 선수는 강동우와 함께 1번 자리를 다툴 후보들이다. 빠른 발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주전 자리를 꿰찰 경우 30도루와 80득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한화는 현재 장타력과 기동력을 어떻게 향상시키고 조화시킬 것인가를 놓고 훈련의 방향을 잡아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타선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한화는 목표를 이룰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핵심이 바로 거포들과 기동력 타자들의 성장이라는 이야기다.

김성한 수석코치와 김종모 타격코치는 80년대 해태 시절 김응용 감독 밑에서 중심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거포들을 키우는데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들이다. 이종범 주루코치는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베이스러닝 지도자다. 후배들에게 선수 시절의 주루 노하우를 전수하는데 여념이 없다. 김 감독이 이같은 특급 코치들을 포진시킨 이유가 바로 장타력과 기동력 향상을 꾀하기 위함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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