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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사이판 무더위 때문에 훈련을 더 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1-22 15:34


 사진제공=LG트윈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대부분 알 법한 내용이다. 그 힘들다는 군대에서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훈련을 중단하곤 한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전지훈련장도 마찬가지. 햇빛이 너무 뜨거운 낮 시간에는 훈련을 중단하는게 보통이다. 더위 때문에 능률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LG 사이판 캠프에는 이런 무더위가 반갑지만은 않다. 휴식을 위장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LG 선수단은 20일 1차 전지훈련지인 사이판에 도착, 21일 첫 훈련을 실시했다. 첫 날부터 엄청난 훈련량에 선수들은 혀를 내둘렀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마친 선수들은 8시까지 훈련장인 수수페 구장에 집합한다. 스트레칭 후 체력, 수비 등 곧바로 강훈이 이어진다.

이렇게 오전 훈련이 1시에 종료된다. 현장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숙소로 돌아온다.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를 피해서다. 그렇다고 선수들이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아니다. 모두 웨이트트레이닝장에 모인다. 2시간여 동안 기구들과 씨름을 벌인다. 프로선수라면 어차피 해야하는 웨이트트레이닝이다. 1분이라도 훈련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시원한 실내훈련 일정은 이 시간대로 잡은 것이다.


 사진제공=LG트윈스
오후 5시에 꿀맛같은 저녁밥을 먹는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서늘한 저녁, 또다시 운동장으로 나간다. 보통의 구단들이 저녁식사까지의 스케줄을 마친 후, 숙소 근처에서 자율적으로 훈련을 실시하는 것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야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배팅훈련을 집중적으로 한다. 투수들도 보강운동에 힘을 쓴다. 그렇게 저녁 9시쯤이 돼야 하루 훈련 일정이 마감된다. 전지훈련 출발 전 "운동량이 정말 많을 것"이라고 말한 주장 이병규(9번)의 말이 허투가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독하게 마음을 먹은 선수들도 있다. 베테랑 최동수, 류택현, 이진영 등은 오전 훈련을 마친 후 숙소까지 버스로 이동하지 않고 뛰거나 걸어 복귀했다. 웨이트트레이닝 전까지 40~50분 정도의 시간을 쉴 수 있지만 그 시간마저 훈련 시간으로 채우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첫 날 훈련을 마친 이진영은 "힘들지만 즐겁다. 이제 시작이다"라는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일 열렸던 체력테스트에서 팀 전체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체력이 좋은 김용의도 "힘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물론 "앞으로 더욱 집중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선수단은 훈련장 한켠에 자신들의 각오를 직접 적은 대형 깃발을 붙여놨다. 쓰러질 것 같이 힘든 순간, 선수들의 자필로 쓴 각오를 바라보며 젖 먹던 힘까지 짜낼 수 있을까. 여기에 LG의 2013 시즌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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