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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쇠 김승회 "난 롯데 대학생 죽어라 던진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1-22 10:15


김승회는 고향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이사했다. 부산이 처음이 아내는 부산이 좋다며 이곳에서 뿌리를 박자고 말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아내는 신랑 김승회가 두산 보다 롯데 유니폼이 더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우완 김승회(32)는 새신랑이다. 지난해 12월, 2년 열애 끝에 임보람씨와 결혼했다. 김승회는 서울 토박이고, 아내 임씨는 대전에서 태어나 주로 서울에서 생활했다. 그런데 둘은 지금 낯선 부산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임씨는 부산이 난생 처음이다. 김승회는 결혼을 코앞에 둔 지난해 11월말 FA로 두산으로 이적한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롯데로 깜짝 트레이드됐다. 올해로 프로 11년차인 김승회는 10년 만에 정든 두산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솔직 담백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동안 야구를 못해서 결혼이 늦었다"며 웃었다. 김승회는 2003년 두산 2차 5라운드 40순위로 프로입단했다. 지난해까지 프로통산 18승26패26홀드,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했다. 지난해 선발, 중간 불펜을 넘나들며 24경기에 등판, 6승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지난 시즌 중간 "김승회가 기록으로 잘 나타나지 않지만 아주 잘 해주고 있어 우리 마운드가 버틸 수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김승회는 마당쇠형 선수라고 할 수 있다. 패전, 중간, 선발 투수 등으로 마구 옮겨 다녔다. 확실한 보직 없이 팀에 구멍이 생기면 언제라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면서도 그는 별로 꾀를 부린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내 개인 성적을 먼저 챙겼다면 컨디션이 안 좋을 경우는 아프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롯데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운드에 올라가라고 하면 죽어라고 던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그는 개인 보다 팀을 위해 헌신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두산은 김승회를 지켜주지 못했다. 보호선수 명단에 선발과 중간 경계선에 있는 김승회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보상선수로 두산 야수들을 찍을 것으로 알려졌던 롯데는 허를 찌르며 김승회를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롯데의 선택이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 김승회는 쓰임새가 다양하며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롯데로 가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무척 서운했고 충격적이었다"면서 "와이프랑 부산으로 오면서 다짐했다. 앞으로 4~5년 동안 다시 대학생이 된 마음으로 죽어라고 해보자고 얘기했다"고 털어놓았다.

롯데에는 김승회에 앞서 투수 김성배와 포수 용덕한이 두산에서 건너온 선수들이다. 김성배는 김승회의 배명중고 동기동창이다. 김성배는 2011년말 두산의 버림을 받고 롯데로 건너와 지난해 대성공을 거뒀다. 69경기에 등판, 3승4패2세이브14홀드(평균자책점 3.21)로 롯데 불펜의 핵이 됐다. 김승회는 김성배 처럼 잘 돼야 한다고 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묵직한 직구와 포크볼을 주로 구사하는 김승회를 일단 선발 경쟁 자원으로 보고 있다. 김승회는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고원준 진명호 이용훈 등과 4~5선발 경쟁을 펼치게 된다.

롯데 구단는 21일 김승회와 올해 연봉으로 1억원에 합의했다. 지난해(6500만원) 보다 3500만원 인상됐다. 프로에 온지 11년 만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김승회는 "아내가 롯데 유니폼이 더 잘 어울린다며 부산에 뿌리박자고 한다"면서 웃었다.
김해=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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