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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전훈지 오키나와 기회의 땅인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1-18 09:56


한화가 이번 오키니와 전지훈련에 무려 7명의 신인을 데리고 간다. 올시즌 한화 신인 선수들이 대전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김응용 감독은 요즘도 머리속이 복잡하다. 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투타에 걸쳐 포지션별 주전을 정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박찬호 류현진 양 훈 등 주축투수들이 모두 빠져나가 투수진은 거의 신인급 투수들을 기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야수들도 김태균을 제외하면 정해진 타순이나 포지션이 없을 정도로 믿음을 주는 선수가 많지 않다.

그런 가운데 김 감독은 지난 15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갔다. 그에 앞서 먼저 오키나와로 출발해 몸만들기에 들어간 투수 18명의 훈련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보기 위해서다. 한화 전지훈련 선수단 본진은 오는 20일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김 감독은 지난해말 마무리 훈련을 끝내면서 투수들에게 "100개의 공을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몸을 만들어 오라"고 지시했다. 지난 7일 서산연습장에서 시작된 한화 합동훈련 당시 김 감독은 "말이 100개지, 캐치볼 하는 것을 보닌 1주일 정도는 열심히 한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만큼 김 감독의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투수들 중에서는 유창식, 김혁민, 바티스타, 이브랜드 등 4명만이 선발로 정해졌고, 나머지 보직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결정된다. 특히 마무리 투수를 정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김 감독은 "마무리는 잘 찾아봐야 한다"며 답답함을 내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마무리로 활약한 안승민은 선발 후보중 한 명이고, 왼손 박정진은 부상 경험이 있으며, 마일영은 마무리 투수를 맡아 본 적이 없다. 마무리가 정해져야 중간계투 보직을 나눌 수 있는데 김 감독에게는 산적한 과제나 다름없다.

타선에서는 톱타자를 누구를 쓸 것이냐가 중요한 사항이다. 지난해말 FA 시장에서 롯데 출신 김주찬을 데려오려고 했던 것도 톱타자를 맡기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김주찬 영입에 실패하면서 톱타자 자리는 사실상 공석이나 다름없게 됐다. 현재 최고참 강동우를 비롯해 오선진 양성우 하주석 등이 톱타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한화의 전지훈련은 경쟁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은 유망주들에게는 기회나 마찬가지다. 한화에 올시즌 기량을 활짝 꽃피울 후보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은 선수층이 엷은 대신 유망주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전지훈련에 한화는 신생구단 NC를 제외한 8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7명의 신인을 데리고 간다. 조지훈 송창현 김강래 김종수 이충호(이상 투수) 한승택(포수) 조정원(내야수) 등이 그들이다. 그만큼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승택은 박노민 정범모와 함께 주전 마스크를 다툴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한승택에 대해 "타격과 어깨가 좋고, 머리가 영리하다"고 칭찬했다. 야수들 중에서는 오선진 하주석 양성우 임세업 임익준 등 20대 중반 이하의 젊은 선수들이 김 감독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한화가 올시즌 4강 이상의 성적을 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승률 5할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선수들에게는 기회의 시즌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만 바라보고 전력 구상을 하는게 아니라는 의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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