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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감독 김성근이냐, 참신한 새얼굴이냐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1-13 18:17


제10구단 창단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와 부영그룹이 10일 오후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평가위원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가졌다. 염태영 수원시장, 이석채 KT회장, 김문수 경기지사가 프리젠테이션을 마친후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삼성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1.10/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71)같은 노련한 지도자가 필요할까, 아니면 패기가 넘치는 참신한 새얼굴이 적합할까.

수원-KT가 전북-부영을 누르고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성공했다. 예상대로 전북-부영을 압도하고 야구인과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야구위원회(KBO) 평가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82년 6개 팀으로 출발한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 31년 만에 10구단 체제를 준비하게 됐다. 재계서열 10위권에 올라 있는 KT의 안정성과 투자력, 뜨거운 열정이 수원시는 물론 1250만 경기도민과 융합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KT와 함께 한국 프로야구는 관중 1000만명, 양대리그제 도입 등 그동안 꿈도 꾸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후끈하게 달아올랐던 경쟁이 끝나고, 이제 야구인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KT 야구단의 지휘봉을 누가 잡느냐에 모아진다. 내년 시즌 퓨처스리그(2군)를 거쳐 2015년 1군 리그에 참가할 KT 야구단 사령탑으로 어떤 지도자가 적합할까. 이제부터 당장 KT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모기업의 전폭적인 투자가 기대되지만 KT 야구단은 어디까지나 프로야구의 막내 팀이다. NC 다이노스처럼 신인 드래프트 우선권이 주어지고, 2차 드래프트와 기존 구단의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를 영입할 수 있지만, 전력 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팀을 창단한 후 몇 년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젊은 선수들을 착실하게 육성해 팀의 토대를 다져줄 지도자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를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다.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이 10구단 창단이 결정되기 전부터 거론되는 이유다.

시각에 따라 다른 평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김성근 감독은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김응용 한화 이글스 감독(72)과 함께 역대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야구원로다. 김응용 감독으로부터 '야신(야구의 신)'이라는 찬사까지 받았던 김성근 감독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간 3차례나 SK 와이번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데, 지도력에 물음표를 다는 야구인은 거의 없다.


2012 일구상 시상식이 12월 4일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열렸다. 한국 프로야구 OB회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올 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프로야구 선수들과 야구발전에 공헌한 야구인을 대상으로 11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했다. 특별 공로상을 수상한 이대호가 김성근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12.04/
무명의 선수를 조련해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내는 능력, 선수의 개인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단 전체를 기계처럼 치밀하게 운영해 전력을 극대화하는 능력 또한 최고라는 평가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고양원더스를 이끌면서 프로선수를 키워내는 등 일정한 성과를 냈다.

이석채 KT 회장도 공식석상에서 김성근 감독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빛과 함께 그림자도 있다. 자기 주장이 강해 구단과 마찰이 잦고, 새롭게 출발하는 구단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김성근 감독은 구단 입장에서 보면 껄끄러운 존재일 수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말 고양원더스와 2년 재계약을 하면서 앞으로 프로팀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 프로행의 명분은 다시 만들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한 말을 거둬들여야 하는 부담이 크다. KT가 노련한 지도자에 무게를 둔다면 김성근 감독 외에 쌍방울과 두산, 한화 사령탑을 역임한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66)도 고려해볼 수 있다. 김응용 감독의 복귀와 함께 어느 때보다 베테랑 지도자를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프로야구다.

반면 한국 프로야구사에 의미가 큰 10구단, 신생팀은 참신한 요소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유니폼, 새로운 팀 이름만으로 줄 수 없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가 당장 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존 팀과의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 기존의 어느 팀보다 의욕이 넘치는 KT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KT는 프로야구의 막내이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통신기업답게 KT만의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을 계획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싶어 한다. 기존 구단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는 야구인으로는 이런 목적을 달성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다른 팀에서 감독을 경험하지 않은 지도자, 스타 선수 출신으로 리더십을 갖춘 젊고 참신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KT는 KBO 총회에서 유치 승인이 나는대로 코칭스태프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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