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수원, 현대시절과 다를수 밖에 없는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1-13 10:45 | 최종수정 2013-01-13 10:45


2013년 제1차 KBO이사회가 프로야구 제10구단을 수원과 KT로 결정했다. 이제 수원은 과거 현대 시절의 그늘에서 벗어나 프로야구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수원이 제10구단의 연고지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다시 야구팬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지난 11일 "10구단 선정 평가위원회의 평가에서 수원-KT가 전북-부영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총회의 승인이 남아있지만, 평가위원회와 이사회의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수원은 이제 지난 2007년 현대 유니콘스를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진지 6년만에 프로야구의 새로운 멤버로 야심차게 등장할 수 있게 됐다. 수원시민을 포함한 경기도민 모두가 10구단 유치를 크게 반기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경기도내 자치단체가 프로야구 연고지로 확정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시즌 동안 수원에 머문 적이 있지만, 당시 현대는 서울 입성을 전제로 잠시 수원구장을 빌려 썼을 뿐 엄격한 의미에서는 수원이 연고지는 아니었다. 그 때문이었는지 현대는 수원에서 통산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00년, 2003~2004년)을 차지하는 등 명문 구단으로 이름을 드높였지만, 관중 흥행에 있어서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현대가 수원에서 8시즌 동안 끌어모은 총관중수는 112만390명으로 게임당 2146명에 불과했다.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은 2003년의 17만4915명이었고, 해마다 관중 순위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제가는 서울로 떠날 팀을 향해 열렬히 응원을 보내줄 팬들이 많았을 리 없다. 현대는 2001년 후반기 이후 서울로 입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결국 2007년 해체될 때까지 수원에 '눌러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KT가 둥지를 틀게 되는 수원은 더이상 '과거의 수원'이 아니다. 10구단 창단을 추진하면서 수원을 포함한 인근 신도시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경제적, 정서적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수원은 인구 1250만명의 경기도를 대표하는 도시로 시장성이나 발전가능성에 있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수원시 인구만 해도 115만명에 달하고, 인근 지자체 신도시까지 합치면 640만명을 넘어 기존 9개 구단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경제적 환경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은 우리팀'이라고 여길 수 있는 팬들이 640만명은 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수원시민들의 스포츠 사랑은 전국적으로도 알아준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을 비롯해 프로배구의 KEPCO 빅스톰 등이 수원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완전한 연고지 개념으로 프로야구단이 생기는 까닭으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수원과 KT는 일단 기존 수원구장을 관중석 규모 2만5000석까지 늘려 리모델링해 사용한 뒤 2020년까지 서수원에 4만명 규모의 최첨단 돔구장을 건설해 장기임대 형식으로 쓸 계획이다. 야구팬들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첨단 돔구장을 신축하면, 관중 흥행에 있어서 최고를 다툴 수 있는 입지를 마련하게 된다.

현대 시절의 수원이 프로야구의 '메카'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그 로드맵이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