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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서 큰 관심사 2개를 꼽자면 하나는 우승팀이고, 다른 하나는 4강팀이다. 팀별로 30여경기씩을 남겨 놓은 가운데 확실한 게 아직 없다. 우승팀과 4강팀을 자신있게 꼽을 수 있는 팀이 없다. 이 정도로 시즌 막판까지 혼전이 이어지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그랬던 삼성이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이달초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내준게 컸다. 삼성은 두산에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두산이 최근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 반면 삼성은 잘 맞았던 팀 타선이 주춤하면서 고전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특히 8월 득점권 타율이 1할대(0.173)에 머물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순간 적시타를 쳐주지 못한다. 공격의 맥이 끊어지면서 사기가 떨어지는 결정적인 원인이다.
반대로 두산은 이달 득점권 타율이 3할(0.314)을 넘어섰다. '곰(두산)'들의 여름 집중력이 무섭다고 할 수밖에 없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를 거둔 두산은 삼성을 1.5게임차로 근접, 강하게 압박했다.
삼성의 8월 승률은 3할이다. 10경기에서 3승7패.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은 아쉽게 진 경기가 많았다. 1점차 패배가 4경기나 됐다. 그만큼 삼성의 경기력은 괜찮다. 충분히 1위를 지킬 힘을 갖고 있다.
그런데 삼성 이상으로 두산의 상승세가 강력하다. 두산은 그냥 분위기만 좋은 것이 아니다. 최근 두산이 보여주는 경기력은 삼성이 한창 잘 나갈 때와 맞먹는다. 투타 밸런스가 척척 맞아떨어지고 있다. 니퍼트 이용찬 김선우 노경은 김승회로 이어지는 강한 선발 마운드에 마무리 프록터까지 건재하다. 타선 집중력도 좋다. 게다가 발빠른 주자들도 많아 출루했다하면 상대 배터리의 혼을 빼놓는다.
이런 두산은 삼성에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삼성은 이번 시즌 두산과의 상대전적에서 3승11패로 약세를 보였다. 둘은 중요한 순간 다시 만난다. 17일부터 잠실에서 3연전을 갖는다. 삼성이 위닝시리즈를 가져온다면 1위를 지킬 발판이 마련된다. 두산이 승리할 경우 삼성을 더욱 궁지로 몰아갈 수 있다.
롯데 KIA SK도 미치면 반전 드라마 가능하다
3위 롯데, 4위 KIA, 5위 SK도 선두권과 그리 멀지 않다. SK와 삼성이 5게임차다. SK가 연승 바람을 타면 순식간에 상위권 순위가 요동칠 수도 있다. 롯데와 KIA도 마찬가지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지만 막판 '미치는' 팀은 하나 이상 나오기 어렵다. 물고 물리는 혼전 속에서 연승 바람을 타는 팀이 복수로 나올 수 없다. 확률상 한 팀도 안 나올 수 있다. 모두가 집중하고 매경기를 결승전 처럼 치르기 때문에 한 팀의 독주가 잘 안 나온다.
따라서 롯데 KIA SK는 2강 삼성 두산과 격차가 벌어질 경우 1위 도약 가능성은 사실상 멀어질 수 있다.
계속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LG 한화는 전체 판도를 뒤집기 어려워졌다. 6위 넥센도 최근 분위기라면 4강이 힘들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