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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KIA 마운드, '5월 안정론'이 떠오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04-23 02:33 | 최종수정 2012-04-23 07:40


22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열릴 프로야구 KIA와 롯데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선동열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4.22/

지난 겨울, '최고의 투수조련사' 선동열 감독이 KIA 사령탑으로 부임했을 때 많은 구단 관계자와 팬들은 '마운드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선 감독 역시 "불펜진을 강화해 역전패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KIA 마운드에서 'SUN 효과'가 확연히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일단 선 감독의 투구 이론 및 지도법이 선수들에게 완전히 뿌리내리기에는 지난 5개월이 너무 짧았다. 게다가 예상밖의 부상자도 많이 나왔다. 때문에 시즌 초 KIA 마운드는 마치 파도 위의 조각배처럼 요동쳤다.

하지만 흔들리던 KIA 마운드에도 희망의 빛이 비출 것으로 보인다. 5월부터는 희망의 구원군이 돌아오는데다 'SUN 효과'도 조금씩 본색을 드러낼 전망이다. KIA 마운드에 이른바 '5월 안정론'이 떠오르는 것이다.


프로야구 KIA와 LG의 시범경기가 27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펼쳐졌다. 라미레즈가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광주=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3.27/
'5월 안정론'의 실체, 부상자의 복귀

우선 '5월 안정론'이 설득력을 얻는 가장 큰 이유는 부상자들이 5월에 대거 복귀하기 때문이다. 2월초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기간에 어깨 부상으로 조기귀국했던 좌완 선발 양현종과 시즌 개막과 동시에 어깨 통증탓에 2군으로 내려간 외국인투수 라미레즈가 복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 22일 나란히 함평구장에서 열린 상무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부상 후 첫 실전 무대를 치렀다.

첫 피칭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양현종은 3이닝 2안타(1홈런) 2볼넷으로 1실점했고, 라미레즈도 3이닝 1안타 2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각각 39개와 35개였고, 직구 최고구속은 양현종이 144㎞, 라미레즈가 141㎞를 찍었다.

경기 내용이나 이닝당 투구수, 그리고 직구 구속등을 살펴보면 1군 복귀 시점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IA 관계자는 "아직은 (2군에서) 더 던져봐야 한다"며 성급한 기대를 자제했다. 그러나 이런 패턴으로 꾸준히 2~3경기를 더 소화해 투구수를 7~80개 선까지 끌어올리게 된다면 1군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시험등판 과정에서 특별한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 시점은 바로 5월 초중순으로 계산된다.

희망요소는 또 있다. 잠수함 투수 손영민은 이들보다 훨씬 빨리 1군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손영민은 지난 20일 함평구장에서 퓨처스리그 상무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투구수 95개까지 소화했다. 지난해 불펜에서 뛰었던 손영민은 올해 2군에서는 줄곧 선발로 나서며 보직 변신을 준비중이다. 2군에서도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경기당 평균 80구(총 239구)를 던졌다. 때문에 손영민이 1군에 온다면 구멍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게될 가능성이 크다.


2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캔자스시티 로열스 콤플렉스'에서 KIA 타이거즈의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사진은 손영민
서프라이즈(애리조나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2.02.

슬로스타터 KIA 마운드, SUN 효과 기다린다

결국 이렇게 부상자들이 대거 복귀하게 되면 팀의 마운드 운용법은 현재와는 전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일단 선발진에 숨통이 트인다. 윤석민-서재응-앤서니-라미레즈-손영민(김진우)의 선발 로테이션이 체계를 굳힐 수 있다. 김진우나 손영민은 팀의 상황에 따라 번갈아 스윙맨 역할도 가능하다.

여기에 2군에서 6경기(13이닝)에 나와 평균자책점 0에 1승1세이브로 좋은 모습을 보인 한승혁도 팀 마운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된다. 그렇게 되면 본격적으로 선 감독이 기대한 '선발야구'와 '지키는 야구'가 동시에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적 시나리오가 나온다. 손영민이나 김진우 한승혁 등은 선 감독이 새롭게 다듬은 투수들이다.

결국 이들이 모두 엔트리에 포함되는 5월부터 KIA 마운드도 비로소 안정감을 되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공교롭게도 KIA 마운드 지난해에도 4월 위기를 거쳐 5월에 안정을 찾은 바 있다. 지난해에도 11경기를 치른 시점(2011년 4월15일 기준)에 팀 평균자책점이 5.44(7위)나 됐다. 그러다 4월을 마친 시점(23경기)에는 평균자책점이 4.37(6위)로 올라섰고, 5월말에는 3점대(3.96)에 진입했다. 이는 결국 KIA투수들이 전반적으로 기온이 올라갈 때 힘을 쓴다는 뜻으로 '5월 안정론'에 힘을 실어주는 사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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