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넥센-SK전. 넥센 포수 허도환(왼쪽)이 4대2 승리가 확정된 후 마무리 손승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11경기를 치른 4월 23일 현재 넥센은 5승6패로 프로야구 8개 팀 중 공동 5위다. 삼성(5승7패)를 순위표 아래에 두고, KIA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선전하고 있다.
넥센의 힘은 타선보다 마운드에서 나온다. 팀 평균자책점(3.90)이 SK(2.63점) 롯데(3.21점) LG(3.65점)에 이어 4위인데, 팀 타율(2할2푼2리)과 장타율(3할4푼5리)은 7위, 팀 안타수(77개)는 꼴찌다.
넥센 마운드의 주축은 외국인 선수 나이트(37)다. 넥센이 거둔 5승 중 절반이 넘는 3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승리투가 됐으니 승률 100%다. 4월 7일 두산과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고, 4월 12일 SK전에서 6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한데 이어, 4월 18일 KIA전에서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동안 넥센은 선취점을 내고도 역전패를 당하는 경기가 많았다. 또 경기 초중반 리드를 내주면 그대로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다. 타선의 뒷심이 부족했고, 불펜이 약해 분위기를 뒤집지 못했다.
19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넥센-KIA전. KIA 이용규가 때린 공이 덕아웃으로 날아오자 넥센 투수 나이트라 글러브로 잡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올해도 넥센은 불펜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이트는 3경기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져 2점 이내로 틀어막았다.
타선도 적절하게 터졌다. 넥센은 11경기에서 48점을 뽑아 경기당 평균 득점이 4.36이다. 그런데 나이트가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서는 16득점을 기록, 경기당 5.33을 기록했다. 큰 차이가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기록을 뜯어보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온다. 넥센은 4월 8일 두산전(11대13 패), 4월 15일 삼성전(10대7 승)에서 타선이 폭발해 큰 점수를 뽑았다. 하지만 두 경기를 제외한 9경기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3점에 불과하다. 나이트가 안정적인 피칭을 할 때 타선도 기운을 낸 것이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넥센 포수 허도환(28)과 나이트의 궁합이다. 지난해 6월 신고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허도환은 이번 시즌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지난해 후반기 나이트가 등판할 때마다 포수 마스크를 썼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올해 나이트가 거둔 3승 모두 허도환이 안방을 지킬 때 기록했다. 이번 시즌 허도환은 8차례 선발로 나섰는데, 나이트 등판 경기 3게임을 포함해 5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포구가 안정적이고, 블로킹이 좋아 투수가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으며, 또 2루 송구가 좋다. 투수들의 신뢰가 두텁다고 한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나이트를 24일 LG전 선발로 예고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나이트는 허도환과 호흡을 함께한다. 나이트의 개막 이후 4연승은 가능할까. 넥센 팬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한 LG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