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LG가 올시즌 거품론을 딛고 동반 포스트시즌행에 성공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시범경기서 손을 맞잡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는 김진욱, 김기태 감독. 스포츠조선 DB
잠실발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한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가 시즌초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똑같이 11경기를 치른 23일 현재 LG가 7승4패로 공동 2위, 두산은 6승1무4패로 4위에 올라 있다. 두 팀 모두 지난해 같은 경기수를 치른 시점과 비교해 성적이 같다. 그러나 지난 시즌 두산과 LG는 시즌 중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두산이 정규시즌 5위, LG가 6위로 마감했다. 잠실 두 팀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5년만이었다. 올해도 같은 양상이 되풀이되는 걸까. 아니면 시즌초 '거품론'을 딛고 2000년 이후 12년만에 가을잔치 동반 진출을 이룰 수 있을까. 이제 겨우 정규시즌 2주 일정을 마쳤고, 시간이 흐르면 변수도 많아지게 마련이라 섣부른 전망은 금물이다. 하지만 두 팀의 현 전력과 게임 내용을 들여다보면 희망적인 부분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일단 두 팀 모두 마운드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다. 이날 현재 팀평균자책점은 두산이 4.27(6위), LG가 3.65(3위)다. 두산의 선발과 불펜 평균자책점은 각각 3.96, 4.84다. LG는 선발 3.72, 불펜 3.56이다.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두산은 선발, LG 불펜진이 강하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의존할 수 있는 포지션이 있다는 것은 큰 강점이다.
두산은 니퍼트와 임태훈이 2승을 올렸고, 이용찬이 1승을 기록중이다. 김선우는 3경기서 평균자책점 7.04로 아직 시즌 첫 승을 따내지 못하고 있으나 큰 걱정은 없다.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 8일 넥센전서 9실점하는 바람에 평균자책점이 나쁠 뿐이지 이후 2경기서는 안정감 넘치는 투구를 펼쳤다. 체력과 구위 뿐만 아니라 지난해 16승을 올린 관록을 믿을 만하다. 임태훈과 이용찬은 풀타임을 선발로 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을 시즌 내내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기대다. 다만 불펜진이 아직 들쭉날쭉한 것이 걱정이다. 기출루자 득점 허용율이 53.8%로 8개팀중 가장 나쁘다. 마무리 프록터도 아직은 물음표를 달고 있다.
LG는 에이스 주키치가 건재하고 김광삼, 이승우의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이대진 정재복, 올해 선발로 변신한 2년차 임찬규가 불안하다. 불펜진은 전반적으로 괜찮다. 류택현 우규민 유원상 이상열 한 희 등이 나무랄데 없는 피칭을 하고 있다. 다만 5세이브를 기록중인 마무리 리즈가 얼마나 기복을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팀타율은 두산이 2할9푼4리(2위), LG가 2할6푼1리(4위)로 리그 평균(0.259)를 웃돈다. 상하위 타선의 짜임새가 탄탄하다. 강력한 해결사도 있다. 특히 LG는 새로운 4번타자 정성훈이 4홈런 10타점으로 중심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두 팀 모두 공격력이 지금의 컨디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큰 걱정은 없을 전망이다. 또 두산은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하고, LG는 기동력에 강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두 팀 모두 공수주에 걸쳐 쉽게 흔들릴 여지가 올시즌에는 적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추가 전력도 예상된다. 두산은 정재훈 이재우 등 불펜 베테랑들이 5월 이후 컴백한다. LG는 봉중근이 지난 11일 롯데전서 1이닝 무안타 무실점 투구를 하며 본격적인 컨디션업에 나섰다.
초보 사령탑 두산 김진욱 감독과 LG 김기태 감독은 앞으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겠지만, 선수단 장악력과 의사소통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시즌초 두산과 LG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을 조심스럽게 점칠 수 있는 분위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