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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야수 서로 칭찬' 확 달라진 롯데 분위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4-09 11:01 | 최종수정 2012-04-09 11:02


롯데와 한화의 2012 프로야구 경기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10대5로 승리하며 개막 2연전을 모두 가져간 롯데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4.08/

롯데가 한화와의 개막 2연전을 싹쓸이했다. 기분 좋은 출발이다.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양승호 감독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날 수 밖에 없다. 이대호가 빠진 타선은 이틀 연속 10안타, 15안타를 터뜨렸다. 마운드도 난조를 보인 2차전 선발 사도스키를 제외하면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강속구 불펜 최대성, 974일만에 승리를 거둔 이용훈이 가세는 큰 힘이다. 하지만 가장 긍정적인 요소는 따로 있다. 바로 팀 분위기다. 롯데의 달라진 팀 분위기를 들여다보자.

투수는 야수 칭찬, 야수는 투수 칭찬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롯데는 4대1로 승리했다. 경기 후 승리의 주역이었던 조성환, 송승준을 만났다.

먼저 만난 조성환이 이날 선발이었던 송승준 얘기를 꺼냈다. 조성환은 "에이스간의 맞대결이었다. 야수들끼리 '우리 에이스 기를 살려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결의를 다졌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송승준은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라는 한화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쳤다. 8안타를 맞았고 볼넷도 4개를 허용했다. 하지만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팀배팅으로 찬스를 만들고 찬스에서 집중해 점수를 뽑아냈다. 롯데보다 1개 많은 11개의 안타를 치고 1점 밖에 뽑지 못한 한화와 극명한 대비가 됐다. 수비에서도 몸을 날리며 에이스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지독하게도 승운이 따르지 않아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전체 2위를 기록하고도 13승에 그쳤던 송승준 역시 생각지도 못한 첫승에 기분이 좋았다. 송승준은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야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꺼냈다. 송승준은 "완벽한 투구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야수들이 나를 위해 똘똘 뭉쳐 플레이를 해준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힘이 났다"며 "오늘 내 첫승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닌 선수들이 만들어준 승리다. 올시즌 달라진 롯데의 힘이 발휘된 경기였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달라진 롯데의 힘은 과연 무엇일까

그렇다면 송승준이 말한 '롯데의 달라진 힘'은 과연 무엇일까. 롯데의 '정신적 지주' 조성환이 그 답을 알려줬다. 야구에 대한, 그리고 프로선수로서의 자존심에 대한 절박함이 똘똘 뭉치는 팀워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조성환은 "4번타자 이대호와 에이스 장원준이 빠졌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분명 두 사람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가 올 것"이라며 "선수들도 두 사람의 공백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 쉽게 생각하고 야구를 해서는 다른 팀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선수들끼리 똘똘 뭉치자고 다짐을 했다고 한다. 개인 성적보다는 팀 성적을 먼저 생각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대호, 장원준 빠지니 롯데 별거 아니네"라는 말을 절대 듣고 싶지 않다고 했다. 홍성흔이 지난 3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사자성어 '세류성해'(조그만 물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뜻)를 강조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후배들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적극 동참하고 있다. '광속구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투수 최대성은 "성흔의형의 말처럼 팀이 하나로 똘똘 뭉치면 좋은 야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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