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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밤 9시(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한화 선수단 숙소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박찬호가 훈계를 시작했다. "너희들은 어린 선수들인데 말이야. 여기 와서 하는 행동을 보면 선배들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너무 한 것 같다. 까불면 안된다."
하늘같은 대선배 박찬호의 난데없는 꾸지람에 신인 최우석 하주석 등 후배들의 얼굴은 사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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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 숨어있던 안승민과 유창식이 케이크를 들고 등장했고, 박찬호는 그룹 터보의 생일 축하송을 들려줬다.
특히 안승민과 유창식은 섹시한(?) 여성 속옷 차림으로 망측스런 분장까지 해 주변 사람들을 쓰러지게 만들었다.
TV방송 몰래카메라 형식을 본떠 만들어진 '대박' 코미디는 박찬호가 연출한 것이었다. 막내 최우석의 생일(2월 6일)을 맞아 박찬호의 주동으로 선배들이 꾸며낸 것이었다.
박찬호의 군기잡기 역시 극적인 효과를 고조시키기 위한 '쇼'였다. 선수들은 이국땅에서 맞은 아주 특별한 생일잔치에 폭소를 참지 못했고, 프런트는 박찬호의 기발한 후배 사랑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박찬호는 지난 1일 하나마쓰 트레이닝 코치에게 새 운동화를 선물하기 위해 깜짝쇼를 펼친 바 있다.
갑작스럽게 하나마쓰 코치에게 습격하듯 달려들어 낡아빠진 운동화를 강제로 벗긴 뒤 미리 구입해둔 운동화를 신겨준 것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종종 이런 식으로 감사인사를 한다며 박찬호가 연출한 이벤트였다.
결국 막내를 위한 몰래카메라 생일잔치로 완성도를 높인 박찬호는 '이벤트 매니저'라는 또다른 별명까지 얻게 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