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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대수의 눈물이 뜨거운 이유.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2-11 17:00


또 한명의 연습생 신화가 탄생했다.

한화 이대수가 데뷔 11년만에 골든글러브를 탔다. 그는 소감을 말하며 울먹였다. 골든글러브를 타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선수는 자주 볼 수 없는 장면. 그만큼 그에게 골든글러브는 큰 의미였다.


한화 이대수가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며 울먹이고 있다.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kr
이대수는 결코 스타선수가 아니었다. 출발부터가 어려움이었다. 전북 군산의 작은 섬 신시도에서 태어난 이대수는 군산상고 3학년이던 99년 프로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연습생으로 쌍방울에서 훈련을 하던 이대수는 쌍방울이 공중분해 후 SK가 되면서 SK에서 계속 생활할 줄 알았지만 인천이 아닌 고향 신시도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KBO에 신고선수로 정식 등록이 되지 않아 SK가 쌍방울 선수를 인수하면서 명단에서 빠진 것. 한달간 방황하던 이대수는 다행히 당시 이건열 코치의 추천으로 SK에서 연습생 생활을 할 수 있었고, 2001년엔 정식 신고선수로 등록되며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조금씩 실력을 쌓아 2004년부터 벤치멤버로 1군에서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했고, 2006년 김민재의 한화 이적으로 드디어 SK의 주전 유격수로 떠올랐다. 기쁨도 잠시. 2007년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입지가 흐려졌고, 나주환과 1대1 트레이드로 두산으로 이적하게 됐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을수록 강해지는 이대수는 오히려 당시 하위권이던 두산의 활력소가 되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공헌해 실력을 인정받는가 했다.

그런데 2009년 손시헌이 제대하며 자리를 잃었다. 38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친 이대수는 그해 11월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여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나선 그는 지난해 풀타임을 뛰었지만 타율 2할3푼2리로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하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올시즌 약점으로 불리던 체력 강화에 힘썼고, 그결과 최고의 유격수로 올라섰다. 지난해 겨울부터 2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힘을 키운 이대수는 시즌 동안에도 웨이트트레이닝을 거르지 않았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식단에도 신경썼고, 그 결과는 달콤했다. 수비는 더욱 탄탄해지고 타격까지 향상된 것. 122경기에 출전한 이대수는 타율 3할1리에 8홈런, 50타점을 기록했고, 실책도 겨우 10개에 그치는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2001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 왔었는데 그때 언젠가 나도 저 무대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10년만에 그 꿈을 이뤘다"고 한 이대수는 "오늘 부모님이 시상식장에 오셨는데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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