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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아시아시리즈 제패로 일본 프로야구의 '공한증'이 더 깊어지게 생겼다.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인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오 사다하루 회장이 29일 삼성이 소프트뱅크를 꺾고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자 "한국은 확실히 강하다"며 또한번 혀를 내둘렀다.
그의 공한증의 출발은 지난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대표팀 감독이었던 오 사다하루는 1라운드와 2라운드서 한국에 연거푸 패한 뒤 4강전서 겨우 승리,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당시 같은 팀끼리 여러 번 맞붙도록 돼있던 대회 방식 때문에 일본이 이길 수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쿠바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직후 오 사다하루 감독은 "한국이 강해서 우리가 두 번이나 졌다. 그러니 이번 우승은 우연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 수준차는 없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그해 7월 오 사다하루는 급작스럽게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WBC에서 한국 대표팀에 잇달아 무너지며 받았던 스트레스가 위암 발병의 원인이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오 사다하루의 공한증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도 호시노 감독이 이끌던 일본을 두 차례나 격파했고, 2009년 제2회 WBC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일본을 상대로 고비마다 승리를 거두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제2회 WBC 당시에도 오 사다하루는 "한국 야구의 눈부신 발전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했다.
오 사다하루는 일본 야구계에서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가장 소리높여 인정하는 인물중 한 명이다. 그가 공한증을 느끼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