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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대호-김태균-이승엽 몸값 신경전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1-24 16:02


스토브리그의 '빅3'가 몸값을 둘러싸고 장외 열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로 돌아온 이승엽(35) 김태균(29)과 해외진출을 추진 중인 이대호(29)다. 이대호는 오릭스로부터 2년간 7억엔(약105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받은 것으로 본인 입을 통해 확인됐다. 사실상 오릭스 입단을 확정한 분위기다. 이에 앞서 이대호는 롯데와의 FA 협상이 결렬되는 과정에서 4년간 총 100억원을 제시받았다. 이대호에 대한 연이은 파격 대우가 공개되면서 나머지 '빅2'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화는 김태균에 대해 이대호가 롯데에서 제시받은 것보다 나은 조건으로 영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대호가 한국을 떠나는 이상 김태균이 국내 최고 선수임을 인정해주겠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삼성의 고민도 커졌다. 이승엽은 최근 "이대호 김태균보다 많이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존심만 살려주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삼성 역시 고민스럽긴 마찬가지. 도대체 얼마를 인정해줘야 자존심을 살리는 것인지 도무지 헷갈린다고 하소연이다. 자의든 타의든 '빅3' 사이에서 벌어지는 몸값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오릭스 입단 초읽기 이대호 '2년 105억'

"오릭스가 제시한 조건은 마음에 든다. 단, 롯데 선수로서 예의를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었다."

FA 최대어 이대호가 12월 초 오릭스와의 계약에 합의할 전망이다. 단, 바로 도장을 찍는 것이 아니고 12월 초까지 미루는 이유는 롯데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이대호는 23일 부산의 모처에서 오릭스 관계자와 만나 협상을 별였다. 오릭스와의 첫 만남이었다. 이대호는 이 자리에서 2년간 7억엔(약105억원)이라는 엄청난 조건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24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오릭스가 그 정도의 금액을 제시한 것이 맞다. 나도 생각지 못한 좋은 대우였다. 첫 만남부터 그런 조건을 제시해준 오릭스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사실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만족할 만한 대우였으면 도장을 찍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더 많은 금액을 원하거나 다른 부분에서 이견이 있는 것일까. 이대호는 이에 대해 "협상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대우에도 전혀 불만이 없었고 의견 차이가 나는 부분도 없었다"고 했다.


이대호는 12월 초 구단 관계자와 다시 만나 다시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 이날 도장을 찍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때까지 오릭스와의 다른 만남은 없을 거라는 약속이었다. 이대호는 "오릭스쪽과의 문제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11월까지는 롯데 선수이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롯데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이대호는 현재 롯데 선수가 아니다. FA 신분은 소속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호가 자신을 '롯데 선수'라고 표현한 것은 그만큼 팀에 애정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특히 롯데 선수단은 오는 30일 경남 통영에서 1박2일간 납회를 연다. 이대호는 "납회에 꼭 참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단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자리에서 그동안 함께 해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정식으로 인사를 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이대호가 11월까지 롯데 선수일 수 있는 재밌는 이유가 있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11월까지 이대호에게 선수 활동비가 지급된다"고 귀띔했다.

공식협상 앞둔 김태균 '최고대우 이상무!'

한화 노재덕 단장과 김태균은 오는 27일 오후 대전 시내의 한 레스토랑에서 상견례를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녁식사를 겸한 가벼운 만남이지만 김태균의 한화 복귀설이 가시화된 이후 공식적인 첫 협상 테이블이다.

지바 롯데는 지난 19일 김태균의 퇴단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한화는 공식적인 접촉 타이밍을 찾아왔다. 한화는 이번에 김태균을 만나 구단 조건을 제시하고 그동안 김태균과 쌓아온 신의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한화 구단은 이번 첫 협상에서 당장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는 않더라도 김태균의 입단에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동안 조성된 분위기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귀국한 김태균은 진작부터 친정팀 한화로 컴백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고 지난달 중순부터 대전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사실상 '한화맨' 생활을 하는 중이다. 여기에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국내 선수 가운데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다는 생각이다.

한화 구단은 최근 이대호가 롯데와의 FA 협상 과정에서 제시받은 몸값보다 100원이라도 더 주겠다는 '통근 투자' 방침을 정한 바 있다. 이대호는 롯데와의 협상이 결렬되는 과정에서 '80억원(보장금액)+α(20억원 인센티브)'를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김태균이 친정팀으로 돌아온다는 상징성과 장기적인 전력 플러스 요인, 상품성 등을 감안해 국내 최고로 평가받은 이대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롯데의 제시액 중 인센티브를 제외한 몸값 80억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대호의 80억원은 4년치로 계약금이 포함된 규모다. 한화는 김태균과 1년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1년치로 환산해 김태균의 몸값을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억∼30억원의 4년치 계약금을 한 번에 보장한 뒤 최소 10억원의 연봉을 얹어주는 것과 4년 계약금을 1년으로 나눈 금액에 연봉을 합쳐 20억원 안팎의 몸값을 산정하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 어떤 형태로든 분명한 사실은 김태균이 이대호보다 나은 대우를 받고 한화에 입단한다는 느낌을 갖도록 진정성을 발휘한다는 게 한화의 방침이다.

노 단장은 "공식적인 첫 상견례인 만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것"이라면서 "그동안 언론 보도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서로의 교감이 형성된 만큼 기분좋은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승엽 영입 앞둔 삼성 "대체 얼마를…"

"도대체 얼마를 줘야하나. 협상의 기준이 되는 적정선을 알려달라."

아시아시리즈에 나서는 선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대만에 입성한 삼성 송삼봉 단장. 묵고 있는 호텔에서 각 팀의 감독 회의와 기자회견이 열려 편한 차림으로 현장을 찾은 송 단장은 취재진이 나타나자 갑자기 이승엽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팀이 아시아의 챔피언이 되느냐 마느냐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대회의 첫 공식행사를 앞두고도 송 단장의 머리속에는 '이승엽'이라는 세 글자가 가득했던 것이다. 그만큼 이승엽과의 계약 과정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었다.

송 단장은 "말그대로 정말 애매한 상황이다. 차라리 취재진이 우리에게 협상의 기준이 되는 적정선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넋두리 했다. 현재 이승엽의 입장은 "내가 최고대우를 받을 수 있겠나. 자존심만 지켜주면 된다"고 말하는 상황.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똑같이 일본무대에서 복귀하는 김태균에 전 소속구단 한화가 최고 조건을 제시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최근 FA 선수들도 대박을 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승엽의 몸값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김태균이 한화를 상징하는 선수라고 하지만 이승엽과 삼성의 관계는 그 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승엽은 김태균과는 또 상황이 다르다. 이제는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시기인지라 절대적인 큰 액수를 제시할 수 없는게 삼성의 입장이다.

"승엽이가 백지위임을 한다면 정말 골치아플 것 같다"고 말한 송 단장은 "승엽이는 삼성 선수다. 삼성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자라서 일본무대에 진출했다. 당연히 돌아올 팀도 삼성"이라며 "우리도 이미 승엽이가 우리 선수라고 생각한다. STC(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의 훈련도 흔쾌히 허락하지 않았나. 또 삼성 선수들은 심성이 착하다. 승엽이는 그동안 연봉 협상을 하며 단 한 차례도 시끄럽게 한 적이 없다. 원만하게 해결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송 단장은 "아시아시리즈를 마친 후 30일 이승엽과 첫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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