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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 투수왕국'이 완성돼간다.
선동열 KIA 감독의 '투수왕국 재건' 프로젝트가 일본 미야자키 휴가 캠프에서 무르익고 있다. 젊은 투수들을 키워내 팀의 주력으로 삼아 다시금 KIA를 '투수왕국'으로 우뚝 서게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진행은 '3000구 투구'와 선수들의 성장, 그리고 투수 성장을 위한 서포터들의 노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투수왕국 재건'을 위한 선동열 감독의 첫 번째 주문사항은 바로 투수들에게 캠프기간 '3000 투구'를 완성하라는 것이었다. 선 감독은 "투수는 겨울철에 가급적 많은 공을 던져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만의 밸런스를 잡을 수 있고, 구위도 좋아지게 된다. 물론, 스태미너도 늘어날 수 있다"며 KIA 선수들에게도 마무리캠프 시작에 앞서 이 훈련을 주문했다.
어찌보면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선 감독은 "올바른 밸런스로 던지면 많은 공을 던진다고 해서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때문에 무작정 공을 많이 던지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던지라는 것"이라고 '3000구 투구'의 요령을 밝힌다.
이 과제는 현재 KIA 투수들 사이에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김진우의 경우 "이제는 200개를 던져도 어깨가 아프지 않다"며 훈련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소감을 밝혔다. '3000구 투구'의 기한은 내년 시즌 스프링캠프까지다. 꾸준하고 긴 호흡의 훈련으로 선수들은 투구 밸런스를 몸에 새기고 있다.
새 얼굴의 윤곽이 보인다
이번 마무리 캠프의 최대 목적은 '흙 속의 진주' 찾기였다. 선 감독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외부 FA 영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낸 것도, KIA에는 여전히 개발되지 않은 가능성이 풍부한 자원이 많다는 판단 때문. 기존 주전들의 그늘에 가려졌거나 새로이 팀에 합류한 '미완의 대기'들은 투수 출신 첫 감독인 선 감독으로부터 투구 노하우를 직접 들으며 자신감을 찾는다.
일단 선 감독은 '돌아온 탕아' 김진우와 '제2의 오승환'을 꿈꾸는 한승혁을 주목하고 있다. 김진우는 아직 전성기 때의 기량을 찾지는 못했지만, SK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 덕분에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때마침 '투수 조련전문가'인 선 감독을 만나 무럭무럭 성장중이다. 김진우가 제 기량을 되찾는다면 내년 시즌 불펜이 든든해진다. 한승혁 역시 올해 신인임에도 내년 시즌 주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기대주다.
최상의 코칭스태프
선수가 자라기 위해서는 이를 이끌어주는 코칭스태프의 역할도 중요하다. KIA를 새로운 투수왕국으로 만들기 위해 선 감독은 기존의 투수코치인 이강철 코치와 더불어 일본인 투수전문 코치인 다카하시 코치와 트레이닝 코치 마츠야마를 모셔왔다. 이들이 기존의 코칭스태프를 보조해 선수들의 훈련에 앞장선다. 한국과 일본야구를 두루 경험한 이범호는 "일본인 코치들은 엄격하다. 요령이 용납 안된다"며 "분명, 투지뿐만 아니라 노하우도 배울 게 많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