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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이 이승엽을 3번으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요미우리에서 좋은 성적을 낼 때 4번 타순에 섰다. '요미우리 71대 4번타자'란 타이틀 속에 2006년에 엄청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워낙 국내 시절 3번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듯한 느낌도 줬다.
가장 실질적인 이유는 이승엽을 한 타석이라도 더 기용하기 위함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도자마다 잘 치는 타자를 3번에 두느냐, 4번에 두느냐를 놓고 결정이 다를 수 있다. 나는 3번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올해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최형우의 4번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복안이기도 하다. 올해 홈런을 비롯한 타격 3관왕에 오르면서 최형우는 4번타자 이미지를 굳혔다. 이승엽과 최형우가 다음 시즌에 3,4번으로 묶였을 때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극단적으로 2번 박한이-3번 이승엽-4번 최형우-5번 채태인 등의 타순을 구성할 수도 있다. 모두 왼손타자다. 이럴 경우 상대 오른손선발투수가 갖는 심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다. 물론 일이 잘 안풀리면 이같은 구조가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승엽에 대한 류중일 감독의 기대치는 매우 높다. 류 감독은 "승엽이만 잘 해주면 내년에도 또 우승할 수 있다. 중심타선이 강하면 팀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신-구 홈런왕이 잇달아 나오게 될 삼성 타선은 분명 위협적인 존재로 격상될 전망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