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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결국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았다.
넥센이 LG 출신 이택근을 영입함으로써 지난 99년 FA제도가 도입된 이후 두산이 FA를 단 한 명도 데려오지 않은 유일한 팀으로 남게 됐다. 당초 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두산은 1~2명의 FA를 영입할 생각이었다. 당시 두산 김승영 사장은 "내부 FA를 모두 잡은 뒤 외부 FA 영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시장이 열리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여기에 내부 왼손 자원을 육성해서 활용하는게 장기적으로 팀전력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왼손투수 영입도 필요하다"고 했던 김진욱 감독은 현재 일본 미야자키에서 김창훈 진야곱 정대현 등 20대의 젊은 왼손 투수들을 집중 조련하고 있다.
무엇보다 애초부터 내부 FA와의 재계약이 우선 순위였기 때문에 외부 FA에 대한 가치 판단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던 터였다. 두산은 불펜 요원인 정재훈과 4년 28억원에 재계약했고, 외야수 임재철도 2년 5억원으로 눌러앉혔다. 현재 유일한 미계약 FA로 남아있는 김동주에 대해서도 12월10일 재협상이 시작되면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용병 더스틴 니퍼트와의 재계약에 성공한 것도 외부 FA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든 이유다. 니퍼트와의 재계약이 이뤄지면서 나머지 용병 한 명을 마무리로 쓸수 있게 됨에 따라 기존 불펜진 운용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용병 2명을 확실한 선발 에이스와 마무리로 구성함으로써 당초 계획을 어느 정도 실현한 셈이다.
외부 FA 영입은 어디까지나 전력 보강 시나리오중 하나였을 뿐이다. 내부 FA 재계약, 니퍼트 재계약, 내부 왼손자원 활용 등의 전력 보강책이 현실화됨으로써 외부 FA 영입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