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코치 "롯데, 진정한 타격왕국으로 만들겠다"

"끝까지 공을 봐야지. 배트 헤드가 계속 돌아가잖아."

롯데의 마무리 훈련이 한창 진행중인 부산 사직구장. 배팅 훈련을 하는 선수들 뒤에서 계속해 "잘한다"라고 격려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시즌 종료 후 2군 감독에서 1군 타격코치로 자리를 옮긴 박정태 코치였다.

14일 훈련을 마친 뒤 만난 박 코치는 1군에 입성한 소감에 대해 "2군에서 정들었던 선수들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1군에 온 자체는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어 "훌륭한 타자들이 많은 팀의 타격코치가 돼 부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다. 2군에서도 쭉 봐왔던 선수들인 만큼 내년 시즌 함께 잘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훈련을 하는 선수들에게 꼼꼼한 지도를 해 눈길을 끌었다. 박 코치는 선수들이 공 1개를 칠 때마다 "공을 끝까지 보고 맞히라"라고 말하며 "잘한다"라는 격려를 잊지 않았다. 박 코치는 자신의 코칭 지론에 대해 "1군에 있는 선수들인 이미 기술적으로 완성된 선수들이다. 내가 '팔꿈치를 내려라. 자세를 바꿔라'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게 지도하고 싶다. 이대호, 홍성흔이라도 주자를 진루시킬 수 있는 찬스에서는 스윙폭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선수들에게 "중견수 방면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쳐라", "2루수 무릎에 공이 가게 타격해라"라는 등의 주문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 코치는 "기술과 정신력을 결합해 롯데를 진정한 타격의 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또 박 코치는 선수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선수들이 사생활까지도 나에게 얘기했으면 좋겠다. 코치와 선수들 사이에 벽이 없어야 팀이 잘 돌아갈 수 있다. 선수들이 나를 코치가 아닌 친형처럼 받아들여줘 고맙다"고 했다. 선수들도 박 코치를 만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문규현은 "코치님과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선수에게 큰 행운"이라고 했고 이인구도 "꼼꼼하게 지도해주신다. 항상 기본을 강조하셔서 나도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말했다.


부산=김 용 기자 [e-mail]